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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견 직후 경로불명 환자…코로나19 우려 커지는 미국

[연합뉴스] 기사입력 2020/02/27 08:35

발생지역 방문 없고 감염자 접촉도 없던 환자…즉각 테스트 못받아 26일에야 확진
미 언론,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 촉각…대응 총책 펜스, 주지사 시절 HIV대처 미흡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에서 감염경로가 분명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면서 27일(현지시간) 자국 내 확산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애써 줄이려 한 직후 보건당국이 이 환자의 감염사례를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 언론은 관련소식을 주요뉴스로 다루며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중국 등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역을 방문하지도 않고 감염자도 접촉하지 않은 환자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는 소식은 전날밤 미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저녁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회견을 열어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여기라며 큰 문제가 없을 것처럼 불안감 불식을 시도한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내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는 우려가 당장 제기됐다. 걱정할 것 없다는 식인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CDC는 전날 밤 낸 성명에서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캘리포니아주 주민의 코로나19 감염을 확인하면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사례일 가능성이 있고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처음일 수 있다"고 밝혔다.

CDC는 해당 환자가 감염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에게 노출됐을 수 있다며 여지를 열어뒀지만 캘리포니아주는 이를 지역사회 전파의 첫 사례로 보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존스홉킨스대 소속 전염병 연구자인 제니퍼 누조는 WP에 "이번 일이 지역사회 전파의 사례로 확인된다면 우리가 오래 의심해온 것이 확인되는 것"이라며 "이미 이 나라에 감염된 사람들이 있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은 채 돌아다니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찰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얼마나 (환자가) 더 많은지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알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WP에 따르면 CDC는 해당 환자가 캘리포니아주 주민이라고만 밝혔지만 캘리포니아 보건 당국에 따르면 솔라노 카운티의 주민으로 UC데이비스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솔라노 카운티에는 일본에 정박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던 미국인들이 전세기로 귀국해 격리 생활을 한 트래비스 공군기지가 있다. 이 기지에는 중국에서 돌아온 수백명의 미국인도 있었으나 상당수는 격리가 해제됐다.

WP가 입수한 UC데이비스의료센터 내부 메일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 19일 산소호흡기를 끼고 삽관이 된 채로 북부 캘리포니아의 다른 병원에서 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 관련 조처를 하는 한편 CDC에 코로나19 테스트를 요청했으나 즉각 승인되지 않아 테스트가 늦어졌다.

결국 일요일인 23일 테스트 승인이 떨어졌으며 사흘 뒤인 26일 확진 판정이 나왔다. CDC 차원의 즉각적 대응이 미흡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WP 이외에 뉴욕타임스와 CNN방송, NBC방송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이날 이번 감염 사례와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늦어진 상황 등을 크게 다루며 미국 내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총지휘하게 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015년 인디애나 주지사 시절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확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이력이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당시 펜스가 두 달이 지나서야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연방정부 차원 전문가들의 조언도 귀담아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이런 일에 재능이 있다"면서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대응 지휘 책임을 맡겼다.

nari@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백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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