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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코로나 스트레스’ 날리는 연주

김용제 / 안과전문의·바이올리니스트
김용제 / 안과전문의·바이올리니스트 

[LA중앙일보] 발행 2020/03/28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20/03/27 19:41

코로나 사태로 당하는 어려움 중 하나가 외출이 금지되고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다. 집에 오래 있다 보면 모두들 심심하고 답답한 심정을 호소한다. 스포츠 행사와 영화관은 물론 모든 문화, 예술, 오락 행사가 취소됐고 언제 다시 시작될 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무료함을 달래는 것이 정신 건강에 필요하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진 사람은 이번 기회에 취미에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중 가장 쉬운 것은 독서다. 책을 사러 갈 수는 없지만 어느 책이나 아마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책장에 오랫동안 먼지만 쌓여 있던 책들을 다시 읽는 것도 좋다. 글쓰기, 시쓰기, 그림그리기 등도 가능하다. 음반도 역시 아마존을 통해 구하거나 듣지않으면서 갖고만 있던 것들을 다시 듣는 것도 좋다. 과거에 악기를 배운 적이 있으면 남는 시간을 이용해 연주를 다시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튜디오서 만든 음반은 소리만 들려주지만 공연장의 실황을 녹화해 보여주는 유튜브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더욱이 무궁무진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음악인들의 공연도 유튜브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5년 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한 후 국제 무대에서 정상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조성진의 연주 실황은 그 어느 곡을 들어도 좋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수상한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조성진에 못지않은 실력을 갖고 있다. 그와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의 베토벤 협주곡1번과 앙코르곡 터키행진곡 연주는 통쾌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밴 클라이번 콩쿠르의 수상자 선우예권, 10살부터 신동으로 불리던 김지용의 개성있는 연주도 일품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중에는 최근 오렌지카운티 파시픽심포니와 협연한 클라라 강과 순수 국내파라 할 수 있는 신현수가 있다. 파가니니 콩쿠르 수상자 양인모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테크닉 소지자로 정평이 나있고, 다양한 레퍼터리를 거침없이 도전하는 장유진과 김 봄소리도 모두 주목할만한 연주자들이다.

개인 연주가들에 뒤졌던 한국의 오케스트라도 이제는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서울시향, KBS오케스트라, 코리안심포니 등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연주로 사랑 받고 있다. 한국TV 방송에는 최근 공연을 매주 보여주는 ‘TV 예술 무대’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대중 음악계에서는 BTS 등 여러 그룹에 의해 K팝이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 고유의 장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요즘에는 전세대가 즐겼던 트로트가 부활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래 전부터는 TV쇼 ‘불후의 명곡’과 ‘복면가왕’에 나오는 유명, 무명의 가수들을 보면서 우수한 가수들이 많은 것에 놀랐다. 이 모든 것을 보면 한국인이 다른 나라에 비해 선천적으로 공연예술에 우수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코로나 사태로 마음의 여유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음악을 통해 위로 받고, 잠시라도 고통을 잊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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