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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불합리해도 지켜야만 하는 법

김형재 / 사회부 차장
김형재 / 사회부 차장 

[LA중앙일보] 발행 2020/03/31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20/03/30 18:58

“홍준표법은 원정출산과 이민출산을 구분하지 못한 잘못이 있습니다. 법 시행 후 해외동포와 2, 3세 자녀가 기회주의자로 몰립니다. 국적이탈에 대한 홍보와 통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동포 2, 3세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전종준 변호사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설사 외국에서 공직 취업 등에 제약을 받는다고 해도, 이는 해당 외국 정부·기관을 상대로 다투어야 할 문제입니다. 직업 자유가 침해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2019년 12월, 한국 헌법재판소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법’이 헌법에 어긋나는지를 ‘다시’ 다뤘다. 벌써 8번째다. 미주 등 해외 한인사회는 헌법소원을 7차례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합헌 또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8번째 결과는 어떨까.

일명 홍준표법은 2005년 국회를 통과한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법이다. 한국에서 원정출산이 유행하고, 병역이탈 가능 등 소위 가진 자의 특권으로 비춰지자 도입됐다.

우선 한국 국적법은 한국 국적자(남녀 불문)가 해외에서 출산하면 자녀도 한국 국적자로 인정한다. 선천적 복수국적이다.

선천적 복수국적법은 남성이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 전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도록 규정했다. 여성은 만 22세 전까지다. 국적이탈 시기를 놓치면 병역의무를 져야 하고, 37세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할 수 없다.

이 법의 취지는 조금 단순하다. ‘18세 이후 병역의무가 싫다면 한국 국적을 포기하라. 한국 국적도 유지하고 싶다면 병역의무를 져라.’ 한국에서 사는 선천적 복수국적자(남성)를 대상으로 해서다.

반면 해외 한인사회는 무심코 던진 돌에 해외 동포 자녀가 불이익을 겪는다고 호소한다.

불이익은 크게 두 가지 경우다. 첫째, 해당 남성이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 안에 국적이탈을 해야 한다는 정보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시기를 놓친 당사자가 한국에서 6개월 이상 머물거나 영리활동을 하면 병역의무 징병대상자가 된다. 둘째, 미국 정부도 한국의 선천적 복수국적법을 파악하고 있다.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정보기관 취업 또는 고위공직 대상자 심사 때 ‘거부’될 수 있다.

한국사회는 해외 한인사회가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불이익을 주장하는 모습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다. ‘국민정서’를 우선으로 여긴다. 법 개정 권한을 쥔 국회의원도 "현지 사정은 잘 알지만…법 개정을 발의하거나 찬성하기가 어렵다”고 귀띔한다.

헌법재판소에서 변론한 한국 법무부 측 대리인도 “한국인으로서 혜택을 누리다가 병역의무만 회피할 수 있다면 병역의무 평등원칙에도 심각하게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한국 국민정서가 해외 한인사회 정서를 압도한다.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악법도 법이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릴 때까지 다른 방법이 없다. 헌법소원을 계속 제기하되, 현실 속 불이익은 미리 피해야 한다.

우선 정보숙지가 우선이다. 오늘(3월 31일)까지 재외공관은 2002년 출생한 선천적 복수국적 2, 3세 남성의 이탈신고 접수를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우선 의사표시를 하면 6월 30일까지 서류제출도 유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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