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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소' 자체가 가짜···30만원 날린 미국인 수두룩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4/08 13:02

"백신 발명한 회사에 투자하라" 사기꾼 활개
아직 코로나 백신 없어...WHO 사칭 전부 가짜
"전국민 수당, 먼저 받게 해준다" 사기까지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각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검사를 해준다며 검사 한 번에 250달러(약 30만원)를 가로채는 일당이 등장했는가 하면, "15분 만에 코로나 감염 여부 결과가 나온다"며 허위 광고로 가정용 검사 키트를 판 업체가 주 검찰에 기소됐다. 아직 세상에 있지도 않은 '코로나 백신'을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나 "수수료를 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 국민에게 준다는 지원금을 먼저 받게 해주겠다"는 신종 사기꾼도 등장했다.

8일 뉴욕타임스·CNN·USA투데이 등 외신을 종합하면 신종 코로나로 인해 미국에선 공포와 불안에 떠는 소비자를 상대로 다양한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 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 바이러스와 관련, 소비자로부터 약 8000건의 사기 신고가 접수됐다.

대표적인 것이 가짜 신종 코로나 검사소다. 켄터키주 당국은 가짜 검사장소를 만들어놓고 "검사 한 번에 250달러를 내면 24시간 안에 바로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다"고 권유하는 집단을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 검사소는 켄터키주 지역 주유소 1곳을 포함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적어도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들 검사소를 방문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르자 켄터키주 루이빌 주 당국은 주민들에게 '팝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장소'를 조심하라고 권고했다.



의료진이 미국 시카고에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차량 속 운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켄터키주 루이빌 평의회 위원장인 데이비드 제임스 씨는 "이 테스트는 사기"라고 지역 언론에 밝혔다. 데이비드 제임스는 "일리노이에 본부를 둔 것으로 추정되는 사기단 혐의자들은 지난해에도 '질병에 대한 DNA 검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활동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사기단이 개인정보를 도용하기 위해 사람들의 DNA를 채취하려고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 발병으로 인해 이들의 활동이 활발해진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사기단은 방문하는 모든 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위도 했다. 지역 언론은 "이들은 B와 C를 검사하면서 사용한 장갑과 같은 장갑을 A에게도 사용하는 식의 '의료행위'를 했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에서도 지역 병원 대표 행세를 하는 사기꾼들이 전화로 주민들에게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을 경고하고 가짜 검사소로 유인하려 했다.

집에서 간단히 신종 코로나 진단 검사를 할 수 있다며 ‘신종 코로나 홈 진단키트’를 판매해 온 중국계 회사도 지난 6일 LA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자기네 제품이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허위 광고를 했다. 키트는 인터넷 등을 통해 39달러에 팔았다. 감염 여부를 단 15분 만에 확인할 수 있다고 광고했으나 허위로 밝혀졌다.



시카고의 한 병원 앞에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영화 '아이언맨 2' 등에 출연했던 배우 키스 로렌스 미들브룩은 신종 코로나를 막아주는 약과 주사를 판매한다는 회사에 대한 투자 호객행위 혐의로 FBI에 체포됐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매체에 따르면 미들브룩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신종 코로나 치료법을 찾은 단체가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 회사가 신종 코로나를 막아주는 약을 대량생산할 것이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혈청을 판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 백신을 판매하는 회사에 투자를 해달라면서 사기 행각을 벌인 배우 미들브룩. [유튜브]





텍사스에 본사를 둔 한 웹사이트는 코로나 '백신'을 팔고 있었다. 현재는 접속할 수 없는 이 웹사이트에선 4.95달러의 배송비를 받는 대가로 구매 희망자들에게 세계보건기구(WHO) 백신 키트를 제공했다. 물론 가짜다. 연방 당국은 "현재 합법적인 신종 코로나 백신은 없으며 WHO는 이런 백신을 배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 관리예방센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신종 코로나에 대한 치료·예방약은 없다. CNN은 "현재 치료 약이라고 주장하는 모든 제품은 거짓이며 (제품 판매는) 연방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생물재해(바이오 헤저드) 딥 클리닝 에이전시'라는 업체는 "당신의 집에서 세균과 바이러스의 수준을 테스트해보라"는 '사기 제안'을 했다. 물론 이런 제품과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레티티아 제임스 뉴욕 검찰총장은 소비자들에게 신종 코로나 관련 제품의 과대광고에 속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는 한 회사가 "코로나에 효과적인 면역 오일"이라고 판매 중인 제품의 마케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잘못된 안전의식을 심어주어 소비자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사기꾼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에게 주기로 한 지원금을 먼저 받을 수 있다면서 수수료를 내라는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 CNN은 "정부는 아직 세부사항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 2년간 당신이 세금을 냈다면 (미국) 국세청은 이미 필요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아무도 일찍 돈을 받지 않고 있으며, 수수료를 내면 당신이 돈을 더 빨리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거짓을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전미 연방 검찰에 보낸 메모에서 "공황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잘못된 행동들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단속을 촉구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범죄는 '생물학적 요인'과 결부되므로 '바이오 테러'에 해당해 연방 '테러리즘'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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