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이 심할때. 무슨 문제로 시작된 걸까

몸이 아플 때 가장 먼저 간편하게 찾는 곳은 약국일 수 있다. 평소 자주 겪었던 증상이라면 굳이 약사의 조언을 얻지 않고 바로 특정 이름의 약을 달라고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두통약이다. 초기 통증 완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별도의 진단이나 처방전 없이 바로 구입이 가능하다. 권장량에 따라 과도하게 복용하지만 않으면 내성이나 중독의 우려도 적다.

열이 나면서 욱신거리고, 바늘로 콕콕 쑤시는 것 같은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가 하면 어지럽고 멍한 기분이 드는 등 머리 아플 때 증상을 표현하는 말들은 다양하다. 일상을 위협하고 큰 괴로움을 안겨주는 만큼 그에 따른 대처에도 적극적이어야 할 것 같지만 잠깐의 휴식과 두통약 복용에 그칠 때가 많다.

두통 완화를 위해 복용하는 비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권장량만 잘 지키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약을 먹어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는 내성의 문제라기보다 통증의 정도가 깊어져 현재 먹는 양으로는 통증 개선이 어려워졌다는 말이다. 결국 더 많은 양의, 더 강한 성분의 약을 찾게 된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꾸준히, 너무 자주 두통약을 복용하게 되면 초기에는 통증이 개선되다가 나중에는 두통이 잦아지면서 매일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특히 진통제는 위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장기간 복용 시 위염이나 위궤양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물론 환자들이 두통약에 의존하는 이유가 단순히 간편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심한 두통으로 병원을 찾아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했음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원인은 찾지 못했고 그럼에도 통증은 계속되니 약 복용을 멈추지 못하는 것이다. 만일 그런 상황에 놓였다면 다른 관점에서 두통에 접근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머리 아픈 이유를 뇌 혈액순환 장애에서 찾고 있으며, 이때 혈액의 정상적인 순환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어혈을 지목하고 있다. 어혈은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잃어버린 더럽고 탁한 혈액을 말한다. 스트레스나 피로, 간장의 열이나 대장의 독소, 위장장애와 같은 장부의 기능 저하, 외상 후유증, 질환, 근육, 골격계 문제 등 여러 요인의 의해 발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어혈이 혈관 내에 뭉쳐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방해하게 되면 뇌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어렵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통을 비롯해 어지럼증, 구토, 울렁거림, 이명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한방에서는 문제가 되는 혈관 내 어혈을 없애고 뇌청혈해독을 위한 탕약처방에 주력한다. 탁한 혈액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둬 어혈 제거와 위 기능 문제, 간장의 열, 대장의 독소, 심장의 불균형, 신장의 무력 등 저하된 장부의 기능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집중한다.

만성두통과 함께 관자놀이 통증, 왼쪽, 오른쪽 편두통 심할 때, 긴장성 및 군발 두통, 속 울렁거림과 소화불량으로 인한 두통, 뒷머리 통증, 임신(임산부)두통 등과 어지럼증에도 어혈제거에 집중한 치료에 주력한다. 한방에서는 전신 경락의 흐름과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경락이완이나 뇌 혈액순환 장애로 높아진 뇌압을 침을 통해 낮추는 뇌압조절, 약과 침의 효과를 동시에 적용시키는 약침요법 등도 개인증상에 맞게 필요한 경우 적용하기도 한다.

가볍게 여기기 쉬운 통증이지만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는 괴로움이 되어 일상을 흔드는 것이 다름 아닌 두통이다. 자칫 삶의 균형마저 걱정해야 할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 만큼 좀 더 현명한 대처가 바람직하다. <도움말: 서초 교대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

두통이 심할때. 무슨 문제로 시작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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