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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들 "흑인 사망 시위, 코로나 2차 대규모 감염 불러올 수도"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5/31 22:07





30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인종차별 및 경찰 폭력에 반대하며 열린 집회. 한 집회 참가자가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규모 감염에 대한 우려가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31일(현지시간) 하워드 마켈 미시간대 의대 의학역사연구센터 소장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는 야외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시위대는 촘촘히 붙어 있다. 이 경우에는 야외에 있어도 별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마켈 소장은 1918년 필라델피아와 디트로이트 등지에서 진행된 퍼레이드에서 이른바 ‘스페인 독감’에 수만 명이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시위를 하든 축포를 쏘든, 사람이 모이는 건 모이는 거다. 그게 바로 우리가 대규모 야구 경기를 취소하고 대학 축구 경기도 금지해온 이유”라고 덧붙였다.

NYT는 시위대 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마켈 소장은 코로나19가 주로 사람들이 말이나 기침·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비말(침방울)을 통해 전염되며 특히 시위 도중 소리를 지르거나 구호를 외치는 행위 등을 통해 감염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미 경찰의 시위 진압 방식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높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최루 가스와 후추 스프레이에 맞은 시위대는 눈물을 흘리거나 기침을 하게 된다.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가 더 좁은 공간으로 내몰려 서로 붙어있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시시 자 미국 하버드대 세계건강연구소 교수도 체포·이송·구금 절차에서의 감염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위대와 경찰 양측에 폭력 사용 자제를 촉구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시위 도중 한 참가자가 후추 스프레이를 맞은 뒤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장 큰 우려는 ‘무증상자’다. 마켈 소장은 “무증상자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며 이들은 시위에 참여할 만큼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해 코로나19의 전파 통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자 교수도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 사례 중 절반 이상이 무증상 전파라고 강조했다.

이날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미 CBS 방송에 출연해 이번 시위가 연쇄 감염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색인종이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보건의료체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등 감염에 더 쉽게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고틀립 전 국장은 “우리가 얼마나 사회·의료 취약 계층을 잘 돌봐왔는지에 따라 이 대유행을 멈출 수 있느냐 없느냐가 판가름날 것”이라며 “또 다른 코로나19 유행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기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감염병 전문가 윌리엄 쉐프너 미국 밴더빌트대 교수는 반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쉐프너 교수는 “야외에서는 바이러스가 희석된다. 바람이 불면 공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가 추가로 희석된다”면서 “시위 현장에서는 사람들이 이리저리 뛰면서 더 숨을 깊게 들이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삽시간에 서로를 지나쳐간다”며 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이 아주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도 인종 차별에 반대하고 경찰 폭력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EPA=연합뉴스






한편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를 썼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관 데릭 쇼빈은 약 9분간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깔고 앉았고, 고통을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흑인 사회는 정의를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졌다. 26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미네소타 주도인 세인트폴은 물론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주지아주 아틀란타 등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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