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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독식 국회, 산자위 심사 2시간만에 추경 2조 늘렸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6/30 08:26

6개 상임위, 하루 만에 3조 늘려
38조로 불었지만 반대토론 없어
정의당 “심의 아닌 통과용 상임위”
전문가 “등록금 환불 인기영합 예산
나랏돈만 낭비하는 결과 낳을 것”

더불어민주당이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하루 만에 추경 예산안을 3조1300억원가량 증액했다. 역대 최대 추경이었던 정부 원안(35조3000억원)에서 약 8.9% 늘어난 규모다.

30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종료된 3차 추경안 예비심사에서 6개 상임위는 3조원 넘게 예산을 증액했고, 8개 상임위는 정부 원안을 동결했으며, 나머지 상임위 2곳은 소규모 감액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한 뒤 곧바로 16개 상임위를 가동해 3차 추경안 예비심사에 돌입했다.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예비심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가장 많은 증액이 이뤄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산자위)는 심사 2시간 만에 2조3101억원 증액을 의결했다. 대규모 증액이 이뤄졌지만 반대 토론은 거의 없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은 긴급경영안정자금 융자 예산(1조원)을 비롯해 모두 2조2800억원이 증액돼 정부 원안(10조6968억원)보다 21.3% 증가했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 종료 하루 전인 3일 본회의에서 3차 추경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에 대해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35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 심사를 사흘 만에 마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불거진 대학등록금 환불 요구와 관련해 교육위에서는 대학 지원 예산 1951억원을 포함, 모두 3881억원을 증액했다.

민주당 3일까지 추경처리 속도전, 야당 “사흘 심사 말되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추경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오종택 기자





대학 지원 규모는 본예산에서 삭감된 것을 되살린 767억원을 포함해 2718억원이 늘었다. “대학등록금 환불 관련 자구 노력”을 조건으로 달았지만 사실상 ‘등록금 반환 예산’에 가깝다는 평가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재정으로 등록금 반환을 커버하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 적절하지 않다”(17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며 이 같은 예산 증액에 난색을 보였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나와 “현실적 실현 방안이 만들어지면 정부는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수용 입장을 보였다.

경기 부진 대응과 큰 관계가 없는 여러 사업이 추가 혹은 증액된 것도 논란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관광한국실감콘텐츠 제작’ 사업을 230억원 규모로 새로 넣었다. 한국 관광명소를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해 제작·배포하겠다는 계획이다. 문화재 보존관리정책 강화 사업은 88억원이 증액했다. ‘불교문화유산보호 긴급지원’ 사업을 신규로 추진하겠다는 이유에서다.




3차 추경 상임위별 심사 증감액.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예비심사에서 추경 규모를 가장 많이 늘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증액 규모는 전체의 67.7%를 차지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을 위한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긴급경영안정자금 융자를 1조원 증액했고, 지역신용보증지원(5800억원), 소상공인 융자지원(5000억원) 규모도 늘렸다.

국방예산에서는 첨단과학 훈련 및 교육(7억원), 첨단정보통신교육(2억2000만원)이 감액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집합교육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다. 법사위에서는 교정시설 장비운용 사업(4000만원)을 삭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재정 상황이 어려운 만큼 꼭 필요한 데 돈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 등록금 환불 지원과 같이 인기 영합적 사업을 추경에 대폭 끼워넣으면 나랏돈만 낭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경 사업이 끝난 뒤에도 민간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재정이 투입되도록 해야 하는데 국회가 거꾸로 심의했다”고 덧붙였다.

하루 만에 16개 상임위 예비심사를 완료한 민주당은 30일 오전부터 예결위 전체회의를 가동해 38조원대로 늘어난 추경안 처리에 속도를 냈다. 일각에선 “이런 식이면 굳이 심사할 필요가 있는가”란 지적이 나왔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국민 혈세가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던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또 그 말을 충실히 따르려는 거대 여당의 폭주에 의해 날림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추경 35조원을 재원 대책도 없으면서 ‘알바 예산’으로 날리는 데 3일간 심사한다고 한다”고 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전날 기재위 회의에서 “(추경안) 심의가 아니라 통과를 목적으로 하는 상임위 개최에는 별로 동의할 수 없다”며 퇴장하기도 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합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하면서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책임 여당으로서 일하는 새 국회로 민생을 지키겠다. 3차 추경을 신속하게 심사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한 것이다.

오현석 기자, 세종=하남현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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