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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화웨이 퇴출 공식화…연말부터 장비 매입 금지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7/14 12:02

이미 들여온 장비는 7년 내 퇴출
“보안 문제없다”던 입장서 선회



유럽까지 등을 돌리면 화웨이 사면초가 신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 [중앙포토]






영국 정부가 14일(현지시간) 중국 화웨이 퇴출을 공식화했다. 영국 이동통신사들은 연말부터 화웨이의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를 신규 매입할 수 없다. 이미 들여온 화웨이 장비들은 2027년까지 모두 철수시켜야 한다. 이 같은 방침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승인한 뒤 올리버 다우덴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이 하원에 출석해 발표했다. 당초 "화웨이 장비에 보안 문제가 없다"고 냈던 입장에서 100% 선회한 것이다.

영국에 이어 다른 유럽 국가들도 뒤를 따를지 주목된다. 유럽까지 미국의 반(反) 화웨이 전선에 가담할 경우, 화웨이의 해외 시장 진출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영국도 화웨이 전면 단속 시동”(블룸버그 통신) “영국 정부의 신속한 반중(反中) 유턴”(월스트리트저널) “중국과 영국의 갈등 본격화”(파이낸셜타임스) 등의 분석이 쏟아졌다.




영국의 디지털 정책을 담당하는 올리버 다우덴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 출석해 화웨이 퇴출 결정을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존슨 총리는 지난 1월 “화웨이에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 권한을 부여하되, 시장 점유율은 35%를 넘기지 못하도록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보부도 당시 “화웨이 장비엔 문제없다”는 입장을 냈다. 미국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중국 정부가 영국 통신망에 침투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에 배치되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화웨이의 비교적 저렴한 장비 가격으로 경제적 이득은 취하면서, 점유율에 상한선을 두어 안보 우려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미국 정부는 강력 반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수차례 “유럽은 화웨이를 믿지 말라”고 공개 경고했다. 지난 5월엔 화웨이 제품 제작을 위해 미국이 생산한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경제 조치도 발표했다. 이번 주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 측과 만나는데, 주요 의제가 화웨이 제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이 14일 전격적으로 화웨이 퇴출 결정을 내린 것은 오브라이언 보좌관과의 만남 전에 매듭을 짓기 위해서다”라고 보도했다. 이번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유럽행은 반(反) 화웨이 전선 구축을 위한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5G 이동통신 시장의 주요 분기점은 올해 하반기다. EPA=연합뉴스






미국이 영국의 화웨이 정책에 특히 예민한 이유는 영국이 상호 첩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에 소속돼 있다는 이유도 있다. 영국이 화웨이 5G를 사용할 경우 미ㆍ영ㆍ호주ㆍ캐나다ㆍ뉴질랜드가 맺은 파이브 아이즈 망을 통해 미국의 정보망까지 중국에 노출될 수 있다는 논리다.


영국 내 반중 정서도 역시 반(反) 화웨이 유턴에 영향을 줬다.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사법 통제권을 강화하는 보안법을 통과시킨 결과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도 중국 정부의 홍콩 보안법 통과에 강력히 반발했다. 영국은 지난 1997년 155년간의 식민통치를 끝내고 중국에 홍콩을 반환한 바 있다.




중국 시진핑(왼쪽)과 화웨이 최고경영자(CEO) 런정페이. 사진은 2015년 런던에서 런정페이가 시진핑에 제품 등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화웨이는 비상이 걸렸다. 영국이 유럽의 반(反) 화웨이의 신호탄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웨이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지난해 말 “미국이 아무리 제재해도 우리는 최소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이는 유럽이 화웨이의 시장으로 남아있을 때의 얘기다.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4540억 위안(77조원)으로,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동기 대비 13.1% 성장했다고 14일 밝혔다.

유럽연합(EU)은 “각 회원국이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프랑스와 독일이 영국에 가세할 조짐이 보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유럽이 화웨이를 두고 분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등 일부 국가는 화웨이 장비를 이미 도입했다. 세계 다수 국가가 올 하반기 5G 통신 장비 도입을 결정한다.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유럽 국가들이 선언할 경우 화웨이 매출은 하락세를 면하기 어렵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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