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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속여 출산까지 했다…韓사업가 차씨 정체는 中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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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9/18 13:02

중국어를 잘하는 한국 사람인 줄 알았다.



[CCTV 캡처]






남자는 상하이 금싸라기 땅에 집을 갖고 있다고 했다. 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거짓이었다. 중국인인 이 남자, 결혼해 아이가 있었다. 그런데 아내도 남편을 한국인이라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상하이에서 한국인 행세를 하며 사기를 친 중국인의 사연이 최근 중국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일 중국 CCTV 채널12의 ‘톈왕(天網)’이란 프로그램이 관련 내용을 방영하면서다.




[CCTV 캡처]





중국 매체 칸칸신원(看看新聞)이 소개한 방송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야기는 2019년 7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하이 푸둥신구 메이위안(梅園)을 관할하는 경찰서에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는 부동산 중개업자 저우(周)모씨가 했다. 외국인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저우씨가 경찰에 신고한 내용이다.

"며칠 전 제가 푸둥에서 운영하는 부동산중개업소에 한 남성이 찾아왔습니다. 아이와 함께 들어왔어요. 중국어로 자신이 차(車)씨 성을 가진 한국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하이 루지아주이(陸家嘴)에 있는 자기 집을 팔고 싶어 가게를 찾아왔다고 했어요."




[CCTV 캡처]





루지아주이는 상하이에서 집값이 비싼 거로 유명하다. 차씨는 집 시세가 3000만 위안(약 50억원)이라고 했다.



[CCTV 캡처]





그러던 중 차씨의 아이가 실수로 1위안짜리 동전을 삼켰다.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다. 차씨는 자신이 가진 돈이 달러밖에 없다며 1400위안(약 24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저우씨는 위챗으로 차씨에게 돈을 이체했다.



[CCTV 캡처]





이후 차씨에게 연락이 왔다. 도움을 준 저우씨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저녁을 사겠다고 한거다. 저녁 자리에서 차씨는 자신의 인터넷 기업을 최근에 팔았다는 말을 늘어놨다. 그 기업의 가치는 40억~50억 위안(약 7000억~8000억원)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전에 팔려고 했던 주택 매물을 저우씨에게만 내놓겠다고 제안한다.

당연히 저우씨의 귀가 솔깃해졌다. 그렇기에 달러만 있어 생활이 어렵다는 차씨에게 선뜻 현금을 빌려줬다. 빌려준 돈만 총 1만 위안이다. 여기에 6000위안어치 스마트폰도 사줬다. 계약이 성사돼 받을 수수료만 생각했으리라.

하지만 계약은 그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저우씨는 매물인 집을 보자고 계속 요구했다. 하지만 차씨는 갖은 핑계를 대며 공개를 미뤘다. 낌새가 이상하다고 느낀 저우씨는차씨에게 매물인 집의 정확한 위치를 물었다.

저우씨의 말이다.

"처음엔 5동에 집이 있다고 했다가 나중엔 4동이라고 말을 바꿨어요. 그때 직감했죠. 이 사람 거짓말하고 있구나. 그 단지엔 4동이 없거든요."




[CCTV 캡처]





당장 차씨에게 빌려 간 돈을 갚으라고 했다. 차씨는 2살 난 아이까지 거론하며 자신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빌려 간 돈에 대해선 답이 없었다. 저우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CCTV 캡처]





경찰이 차씨를 체포한 건 푸둥의 한 호텔에서였다. 차씨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면서도 경찰이 여권번호를 묻자 답을 거부했다.

경찰서에서 경찰이 한국어로 말을 걸었다. 하지만 차씨는 이를 알아듣지 못했다. 경찰이 따지자 자신이 9살에 한국을 떠났고, 현재 국적은 영국이라고 변명한다. 영국 이름을 경찰이 물어보자, 차씨는 이름이 길어 말하기 힘들다고 하다 나중에 토니라고 얼버무렸다. 경찰의 의심은 더 커졌다. 차씨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결국 실토했다.



[CCTV 캡처]





알고 보니 그는 중국인 탕(唐)모씨였다. ‘차’라는 성도, 한국과도 아무 관련이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탕씨는 절도와 사기 전과가 있었다.
더 놀란 건 경찰이 아니었다.



[CCTV 캡처]





탕씨의 아내 리(李)모씨였다. 리씨도 속았기 때문이다. 리씨는 대학교 3학년 당시 탕씨를 만났다. 부모의 반대에도 연애를 계속하던 리씨와 탕씨. 이후 아이가 생겼고 리씨는 학교를 그만두고 탕씨와 동거에 들어간다.



[CCTV 캡처]





리씨는 “한국에 계신 시부모님을 보러 가자고 말해도 남편이 항상 갖은 이유를 대며 이를 미뤘다”며 “이유가 떨어지자 나중엔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아버지 유산으로 상하이에 호텔을 마련했다며 이곳에 나와 아이를 데려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전까진 리씨도 남편이 한국인이 아니란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CCTV 캡처]





경찰에 실토를 하고서야 탕씨는 자신을 후회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아내와 아이를 속이면서 너무 괴로웠다”며 “술에 의존해서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늦은 후회였다. 경찰에 체포된 탕씨는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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