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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에겐 더 센 걸림돌 있다…오바마 좌절시킨 '저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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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11/21 12:01

후후월드

※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 국제외교안보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미 대선 역대 최다 표를 얻으며 승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경제 재건, 의료법 개정 등 내세운 정책들도 야심 차다.

하지만 한편에선 아직 첫발을 떼지도 않은 바이든 행정부가 제대로 작동할지 우려스럽단 말도 나온다. 당장은 정권 이양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미 언론이 주목하는 인물은 또 있다. 바이든이 승리했던 11월 3일(현지시간) 같은 날 켄터키에서 7선에 성공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새 행정부의 여러 의제를 내놓았지만, 의회 통과를 위해선 상원 다수당 대표인 미치 매코널과 타협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못한다면 바이든 당선인은 (의회 통과를 거치지 않는) 대통령 행정명령에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19일 “바이든은 국가 의료법을 개정하고, 사회 기반 시설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코로나19 구제안을 통과시키는 등 야심 찬 입법안을 갖고 있다”면서 “모든 게 잘 풀릴 것 같지만, 미치 매코널이란 아주 익숙하면서도 거대한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미치 매코널이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난적으로 떠오른 건 상원 다수당 지도자가 가진 힘 때문이다. 미국 상원은 내각의 인준과 통상 협정, 조약 체결 승인, 예산 편성에서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 상원을 주도하는 것이 바로 다수당의 원내대표다.

11월 3일 선거를 통해 상원 100석 중 50석을 확보한 공화당은 오는 1월 조지아주(州) 결선 투표 두 석 중에서 한 석만 차지해도 상원 다수당을 유지한다. 조지아주의 현직 상원은 모두 공화당 의원으로, 결국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원에선 법률상 현직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맡고, 전통적으로 다수당 최다선 의원이 임시의장을 맡는다. 하지만 실제로 상원을 이끌어가는 것은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다. 헌법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다수당 원내대표는 상정할 법안을 정하고, 법안 처리 일정을 짜왔다.





미국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가 2019년 10월 29일 민주당이 공식 발의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안 서류를 말아 쥐고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또 고위공무원, 연방 법원 판사 인준도 사실상 상원 다수당 지도자의 손에 달려있다. 당론을 끌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법안의 상정과 인준 절차 등 상원의 주요 기능 대부분을 통솔하는 것이다.

매코널은 1985년부터 상원의원만 내리 36년을 지냈다. 2007년에는 상원 소수당 원내대표를, 이어 2015년부터는 다수당 원내대표 자리를 지켜왔다. 그만큼 정치적 수읽기에 밝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를 ‘미국에서 가장 기민한 정치가’, ‘싸움의 달인’이라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매코널의 강점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그를 믿고 따른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매코널은 권력에 의해 움직인다”며 “그는 특정 여론이나 자신을 악마로 묘사하는 기자회견 등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2019년 12월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은 미 하원에서 통과했지만 매코널이 이끄는 상원에서 부결됐다. [AFP=연합뉴스]





매코널은 2015년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된 후부터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집중적으로 견제했다. 입법을 저지하는 것은 물론 연방 판사 임명도 가로막았다. 그 결과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을 당시 연방 판사 공석은 108개로, 19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최다였다.

2016년 2월 보수 성향의 앤토닌 스캘리아 연방 대법관이 사망하고 3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메릭 가랜드 후보자를 후임으로 지명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당시 매코널은 “대통령이 지명할 권한이 있듯이 상원은 동의를 제공하거나 유보할 헌법적 권리를 갖는다. 이번엔 권리를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해 11월 대통령 선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 9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50일도 남기지 않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 대법관이 사망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베럿 후보자의 인준엔 찬성했다. ‘내로남불’ 논란이 일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매코널은 특히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과 앙숙이다. 하원에서 통과한 민주당의 법안이 번번이 상원에서 가로막히자 팰로시는 매코널을 '저승사자'로, 상원을 '폐기장'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다만 매코널과 바이든의 오랜 친분을 거론하며 협치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상원의원만 36년을 지낸 바이든은 매코널과도 인연이 깊다.

바이든은 부통령 시절인 2011년 7월 국가채무 디폴트 위기 때 매코널과 협상 타결을 주도한 적이 있다. 당시 바이든은 매코널에게 “우리가 대화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협상의 포문을 열었다. 매코널도 자신의 회고록에서 당시 바이든의 제안으로 협상을 시작했고, 연방 정부를 재정위기에서 구하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2011년 7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미국 디폴트를 막기 위한 협상이 타결되자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매코널은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보 바이든(바이든 장남)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2016년 매코널은 바이든이 주재한 상원에서 “바이든은 내가 왜 틀렸는지 말할 때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핵심을 파악할 줄 안다”며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개인적 친분이 ‘정치가’ 매코널에게도 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실제로 매코널은 아직도 바이든에게 공식적인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9일 상원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00% 그의 권한 내에서 부정행위 의혹을 살펴보고 법적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기자들의 질의를 받던 매코널 원내대표는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답을 멈추고 자리를 피하기도했다. 폴리티코는 이 장면을 두고 “바이든은 자신이 이기면 공화당도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당장은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논평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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