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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 이야기 쏟아낸다···코로나 진원지 우한 띄우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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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11/21 17:02

최근 중국에서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도시가 있다.
다름 아닌 후베이성 우한(武漢)이다.




지난달 우한 황학루 앞에서 열린 공연 [신화=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의 진원지로 꼽히는 바로 그 도시가 맞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얼마 전부터 중국에서 우한에 찬사를 바치는 콘텐츠가 쉴 틈 없이 나오고 있다"며 관련 현상을 보도했다. 코로나19를 가장 먼저 극복했다는 이유로 도시 자체가 '영웅'이자 '스타'가 된 셈이다.

지난 10월 우한에서 선보인 오페라 '천사의 일기'가 대표적이다. 우한이 코로나19로 패닉에 빠졌을 때 고군분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의료진과 택배 기사들, 임시 병원을 짓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 건설 현장 노동자들이 주인공이다. 중국 문화관광부가 이 오페라 제작을 적극 후원했다.




최근 우한에서는 스포츠 대회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다큐멘터리도 나왔다. 지난 1월 우한에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사활을 걸고 환자들을 치료한 의료진과 관계자들의 희생정신을 담은 작품으로 러닝타임이 6시간에 달한다. 역시 비슷한 내용을 담은 20부작 드라마도 나왔다.

뿐만 아니다. TV 뉴스는 연일 우한의 활기 넘치는 모습,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분주함을 보도하기 바쁘다.

중국 정부가 우한을 이토록 띄우는 이유는 뭘까.





지난 8월 우한의 한 워터파크에서 열린 파티 [AFP=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19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NYT는 "우한을 향한 뜨거운 환호는 의도적이며, 중국 정부는 이 도시를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긴 상징'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고 설명한다. 팬데믹 초기 보건당국이 둔 패착을 덮으려는 의도와도 연결된다.

그래서일까. 최근 중국에서는 "우한이 코로나19 진원지가 아니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수입 냉동식품에서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소문이 흘러 다닌다.




지난 2월 봉쇄 당시 우한 임시 병원의 모습. [AP=연합뉴스]






문제는 지나치게 '긍정적인 면'만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바이러스에 대해 경고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았다가 결국 코로나19로 숨진 의사 리원량이나 역시 같은 이유로 처벌받은 시민 기자에 대한 언급은 없다. 팬데믹 초기 보건당국이 저지른 실수들을 되짚어보려는 시도 역시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기리고 남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준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지만, 정작 중요한 알맹이는 빠진 콘텐츠만 나오고 있단 뜻이다.


NYT는 "우한 시민들 역시 이 점을 알고 있고 일부는 직접 비판하고도 있지만, 중국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해피엔딩' 콘텐츠만 나온다면 여전히 '봉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수많은 우한 시민들의 아픔은 치유할 길이 없어진다는 비판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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