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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열풍' 마이클 샌델, 이번엔 '능력주의' 화두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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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사입력 2020/11/21 17:21

'공정하다는 착각' 번역 출간…"일의 존엄성 회복해야"

2010년 5월 출간돼 한국에서만 200만 부 이상 팔리며 '정의' 열풍을 일으킨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67)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이번에는 '능력주의'를 화두로 제시했다.

샌델 교수는 2012년 4월 펴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이후 8년 7개월 만인 다음 달 1일 번역 출간되는 '공정하다는 착각'(와이즈베리)에서 능력주의의 문제점을 짚으며 일의 존엄성 회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명제를 당연하게 생각해온 우리에게 개인의 능력을 우선하고 보상해주는 능력주의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크게 잘못돼 있다"며 단점에 주목한다.

샌델 교수는 시간이 갈수록 계층 이동이 어려워지고, 불평등이 더욱 확고해진다고 주장한다. 사회가 개인의 능력을 우선하고 공정을 추구하지만 상황이 악화한다며, 능력주의가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주는지 의문을 품는다.

또 "승자에게 오만을, 패자에게 굴욕을 준다"며 능력주의의 민낯을 언급한다. 승자는 자신의 승리를 능력에 따른 보상이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패자는 이 결과를 자신이 못난 탓으로 여기게 된다고 설명한다.

책은 2019년 3월 미국의 대학 입시 부정 스캔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입시 문제에 사회가 목을 매는 현상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점점 불평등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학위 유무에 따라 소득 격차가 벌어졌고, 인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피하고자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자녀의 삶에 개입하게 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정당한 스펙으로 입학한 사람은 자신의 성취에 자부심을 느끼겠지만 오롯이 자기 스스로 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는지 문제를 제기한다. 부모와 교사의 노력, 해당 사회에서 태어난 운 등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도 질문한다.

샌델 교수는 "노력과 재능의 힘으로 능력 경쟁에서 앞서가는 사람은 그 경쟁의 그림자에 가려진 요소들 덕을 보고 있다"며 "능력주의가 고조될수록 우리는 그런 요소들을 더더욱 못 보게 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에 관해 "수십 년 동안 불평등이 심화하고 문화적 갈등도 거세진 끝에 성난 포퓰리스트들의 반란이 일어난 결과"라며 "능력주의 엘리트에 대한 반감"이라고 말한다.

시장 주도적 세계화를 환영하면서 그 이익 대부분을 챙기고 노동자들을 외국 노동자들과의 경쟁에 내몬 장본인들, 동료 시민들보다는 세계 각지의 엘리트들과 더 가까워 보이는 능력주의 엘리트, 전문가, 전문직업인 계층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는 게 샌델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운이 주는 능력 이상의 과실을 인정하고 겸손한 마인드로 연대하며 일 자체의 존엄성을 더 가치 있게 바라보는 것을 능력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상황 속에서 잡화상 계산원, 배달원, 방문 의료서비스 담당자 등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박봉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며 모든 일이 존엄하다고 강조한다.

샌델 교수는 "능력주의적 인재 선별은 우리의 성공은 오로지 우리가 이룬 것이라고 가르쳤고, 그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빚지고 있다는 느낌을 잃게 됐다"며 "일의 존엄성을 회복함으로써 능력의 시대가 풀어버린 사회적 연대의 끈을 다시 매야 한다"고 강조한다.

함규진 옮김. 420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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