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살이’ 문화는 제주도에서 시작했다. 한 곳에 한 달가량 눌러앉아, 여유롭게 쉬면서, 나를 찾고, 또 그 지역을 깊이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제주도로 모여들었다. 저렴한 다세대주택 원룸, 민박에서 시작해 코로나 사태 이후 제주도 호텔가로 확산했다. 장기 투숙 고객이 특급 호텔이나 고급 리조트를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거리두기에 적합하고, 위생 관리에 철저해서다. 객실 정비, 어메니티 제공 등의 서비스와 부대시설(수영장·피트니스 등) 이용 목적도 크다.
호텔 한 달 살이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은 누굴까.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데, 서울은 비즈니스 고객 비중이 높다. 객실 안에 세탁실과 주방 등을 갖춘 레지던스 호텔, 이른바 아파트형 호텔의 장기 투숙 상품의 이용자 대부분이 비즈니스 고객 혹은 집밖으로 나온 재택족이다. 반면 제주도는 여행·휴식 따위를 목적을 둔 사람이 많다. 해외여행을 포기한 사람, 신혼여행객, 은퇴한 중장년층 등 이용 고객도 다양하다.
해비치 호텔 제주 윤지숙 마케팅 팀장은 “기존에는 중장년 고객 비중이 높았는데, 작년부터 30~40대 고객이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호텔에 따르면 상품을 출시한 2019년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예약률이 2배 가까이 높다.
장기 투숙 상품이 호응을 얻으면서, 호텔 한 달 살기는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롯데호텔 서울도 지난달 장기 숙박 상품 ‘원스 인 어 라이프’를 처음 출시했다. 30박 기준 300만 원대 이상의 고가 상품인데도 판매 첫 주에 20실이 넘게 팔렸다. 롯데호텔은 최근 전국 16곳 호텔로 장기 숙박 상품 범위를 확장했다.

호텔 한 달 살이는 기본적으로 패키지 상품이다. 호텔마다 제공하는 혜택이 다르다. 가격 경쟁 못지 않게 서비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메종 글래드 제주 김현숙 마케팅 팀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아이스크림 교환권, 관광 명소 입장권 등을 혜택으로 제공했다. 지금은 호텔에 머무는 것에 더 초점을 두는 고객 니즈에 맞춰 전자레인지, 안마 의자 설치, 세탁 서비스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비치 호텔 제주는 ‘롱텀 스테이’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호텔 레스토랑 크래딧 외에 조식 할인, 차량 무료 렌트(1회), 아웃도어 전문가와 함께하는 '익스플로러 2인 1회’ 혜택이 포함돼 있다. 메종 글래드 제주는 ‘일주일 살기’ ‘보름 살기’ ‘한 달 살기’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간이 길수록 혜택이 많다. 이를테면 ‘한 달 살기(30박 이상)’ 패키지에는 피트니스·세탁 이용권 각 15매, 커피 쿠폰 10매, 조식(2인) 2회, 그리고 책 1권을 제공한다. 제주신화월드 ‘한 달 살기’ 상품에는 신화테마파크 자유이용권(1회)이 포함돼 있다.
장기 투숙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도 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지난해 10월 장기 투숙 고객을 위한 생활 편의 시설 공간 ‘두두 라운지’를 오픈했다. 120인치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네빔과 당구대, 세탁기와 건조기 등을 갖췄다. 취사가 가능한 공유 주방도 마련돼 있다. 30박 이상 머무르는 손님에 한해 24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텔 한 달 살기 상품은 호텔 등급과 상품 구성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30박짜리 상품의 경우 1000만원(세금 포함)이 넘는다. 서울 파노라마 뷰를 갖춘 ‘프리미어룸’ 30박, 호텔 내 레스토탕에서 사용 가능한 크래딧 100만원을 포함해 롤스로이스 왕복 서비스와 세탁 서비스 20% 할인 등을 제공한다.
3성급인 롯데시티호텔의 경우 30박짜리 상품을 165만원(세금 별도)부터 판매한다. 1박당 6만원대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신라스테이 서대문의 ‘한 달 살기(14~30박)’ 상품 역시 1박당 금액이 최저 6만원 수준이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의 30일짜리 ‘한 달 살이’ 패키지 상품은 225만원(세금 포함)에 이용할 수 있다. 1박당 7만5000원꼴이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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