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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칼럼] 저작권을 먹고 사는 올림픽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1/10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18/01/10 08:23

장준환/변호사

일하다 보면 가치와 실리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때가 많다. 법을 통한 사회적 정의 수호의 가치와 사업가로서의 수익을 통한 영위가 갈등하면서 공존한다. 생각을 넓혀보면 세상사의 많은 부분들에 그런 측면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게 올림픽이다. 스포츠를 매개로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세계인의 축제이다. 참가하고 교류하는데 의의를 둔 아마추어리즘의 결정체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올림픽은 대규모 상업적 이벤트이다. 천문학적 액수의 돈이 오가는 가운데 이해관계자인 올림픽위원회, 개최 지역, 세계적 대기업, 거대 미디어들이 수익을 놓고 각축을 벌인다.

올림픽의 이러한 양면성은 상호 갈등 속 조화를 이루며 존재해왔다. 이 두 측면 중 하나를 빼놓고서는 현대 올림픽이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제한된 소수가 아니라 세계인이 즐기는 명실상부한 올림픽을 개최하려면 막대한 돈이 든다. 우선 대회 운영을 통해 기본적인 경비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후원자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이익이라는 성취동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올림픽은 가치를 실현하며 대회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하기 위해 영리적 기제를 동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림픽의 주 수입원은 무엇인가? 드러난 양상은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올림픽은 저작권을 먹고 산다. 올림픽은 영리적 측면에서는 저작권 판매 사업이다. 가장 직접적이며 명확한 저작권 사업 형태는 방송중계권 판매이다. 올림픽위원회는 대회 개•폐막식부터 경기 장면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면에 대한 독점적인 소유자이자 저작권자, 저작권 판매자로서 권한을 갖고 수십 억 달러 규모의 방송중계권을 거래한다.
대회 후원자로부터의 수입은 어떤가? 저작권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대회 후원 기업들은 순수 공익적 차원에서 거액을 내놓지 않는다. ‘올림픽’이라는 이름, 오륜기 등의 올림픽 상징, 구체적인 대회 명칭, 엠블럼, 마스코트 등을 자사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후원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즉 비용을 치르고 저작권을 빌려서 마케팅 행위를 하는 셈이다.

올림픽과 관련된 크고 작은 소송 중 상당수는 저작권과 관련이 있다. 주로 올림픽위원회나 올림픽위원회로부터 저작권을 임대한 쪽이 원고가 되고 저작권을 침해한 쪽이 피고가 된다. 드물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저작권이야말로 올림픽을 둘러싼 수익을 좌우하는 최고의 쟁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수많은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그 하나하나가 중요한 문제이므로 성실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저작권 문제는 그 중요성만큼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앞선 올림픽들에 비해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고 매체 환경이 복잡해진 상황에서 대회가 치러진다. 지금이라도 다양한 저작권 변수들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일부 절차도 정비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대회 재원 마련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작권에 익숙하지 않은 선량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중 홍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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