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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스푼 굿피플]‘바그레’ (Bagre) 매운탕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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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11/11 12:39

'깔도 데 바그레(Caldo de Bagre)'는 남미 에콰도르식 메기 매운탕을 뜻한다.
메기는 민물, 혹은 바닷물과 합류하는 곳에서 서식하는데, 고양이처럼 턱 주변에 여러 개의 수염을 갖고 있어 영어로는 'catfish'라고 한다. 스페니쉬로는 '바그레(Bagre)'라 부르고, 각종 야채와 향신료를 넣고 라틴식으로 끓인 해물탕을 '깔도 데 바그레'라고 한다.

입 주변과 턱 아래에 발달된 수염은 감지 능력이 뛰어나서 피아 식별, 수중 생물의 미세한 움직임, 진동까지 포착한 후 단숨에 삼켜버리는 데 유용하다. 낮에는 돌 밑이나 바닥에 숨어 지내다가 밤이 되면 먹이 사냥을 하는 야행성 어류며 개구리, 치어 등 닥치는대로 잡아먹는 무서운 포식자다. 한여름 7-8월이 제철인 메기는 여름철 허약해진 몸을 보충하고 자양강장에도 좋은 효능을 갖고 있다.

날생선으로 먹기보다는 한인들은 얼큰한 매운탕으로, 라티노들은 국물맛이 깔끔한 ‘깔도 데 바그레’로 즐긴다. 불볕 더위가 여전했던 몇주전, 라티노 목사들과 베이 브릿지 인근 바닷가에서 낚싯대를 던졌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만조때가 되자 묵직한 입질을 받았다. 안간힘을 쓰며 끌어 올린 채비 끝에는 길이 25인치, 무게 15파운드는 족히 넘을 대물 메기가 매달렸다. 솔직히 기대했던 대상 어종은 메기가 아니라 롹 휘쉬와 블루였다. 밤 바다를 거칠게 가르면서 올라온 십여마리의 메기는 눈이 부리부리했고 육중한 근육질을 자랑하고 있었다.

아이스 박스는 순식간에 펄떡거리는 메기들로 가득 채워졌고, 장정 둘이 힘을 합하고서야 간신히 옮길 수 있었다. 유난히 뜨거웠던 올해 여름, 또 자주 내린 비 때문에 메기 개체수가 급격히 늘었고, 펜실바니아, 메릴랜드의 댐들이 열리면서 메기들도 함께 방류되었다.

졸지에 체사피크 베이 일대는 물반 메기반이 되고 말았다. 메기 때문인지 다른 물고기들이 예전처럼 많이 잡히지 않는다. 급기야 당국은 다른 물고기 어족 보호를 위해 메기떼 소탕을 부탁했고, 생존성이 강한 메기가 죽은 것을 확인한 뒤 버려달라는 당부를 하고 있다.

메기 해물탕엔 풍부하게 함유된 단백질과 각종 비타민, 다양한 미네랄 성분이 골고루있어, 피로 회복, 기력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수술 후 회복기에 있는 환자들이나 소화력이 약한 노인들에게 자양강장 및 활력증진에 특히 뛰어난 효과가 있다. 비타민A, C, E 등과 함께 풍부한 칼륨 성분이 혈관 내 나트륨 및 독소 배출에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켜 혈액순환, 동맥경화 예방, 신장 관련 질환들을 좋게한다. 부종을 완화시켜주며, 이뇨작용에도 효과가 크다.

밀가루, 혹은 굵은 소금으로 닦고 따뜻한 물로 헹구면 미끄덩 거리는 이물질을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내장을 손질한 뒤 양파, 피망, 토마토, 유까, 그린 바나나, 실란트로를 넣고 푹신하게 끓이면 구수한 바그레 해물탕이 완성된다.
지난 선교 때 비를 맞은채 애난데일 굿스푼 거리급식 현장으로 몰려온 라티노 도시빈민들이 바글바글 끓여낸 따끈한 메기 해물탕으로 시장기를 달랬다. 된 서리 내리기 전 아직 남아있을 바그레들을 잡아 한 솥 가득히 끓여 푸짐하게 섬기고 싶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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