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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 칼럼] 코로나19 치료제와 지적재산권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20/03/04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20/03/06 07:28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고통에 빠져 있다. 아직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존재하지 않아 큰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다. 특효 신약의 빠른 개발도 아직은 되지 않은 상황이다. 후보물질을 찾아 내어 약물을 개발하고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신약 개발 과정이 일반적으로 최소한 수년의 시간이 걸리고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류의 불편한 상황에서 ‘약물 재창출’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것은 이미 허가된 의약품 또는 다른 목적으로 연구된 화합물이 특정 질환 치료에 효능 효과가 있는지 규명하고 치료에 적용하는 과정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미국의 유명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 제재 ‘렘데시비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우한바이러스 연구소는 중국 특허청에 렘데시비르 특허권의 ‘강제실시’를 요청했다. 이는 공공의 필요에 따라 특허권자 허락 없이 해당 정부의 행정처분에만 의존해 제삼자가 특허를 이용하고 사후에 보상하는 제도이다. 시간이 없는 급한 상황에서 합법적으로 특허를 침범한다는 뜻이다.

이 조치를 두고 중국이 미국의 제약사 특허를 훔쳐서 새로운 특허를 등록했다는 가짜 뉴스가 돌았지만, 곧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다. 하루라도 빨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 임상 시험을 진행하겠다는 궁여지책일 뿐이다. 이후 중국 정부와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긴밀한 협력이 진행됨으로써 오해가 사라졌다.

이런 오해가 생기는 것은 의약품 특허의 특수한 구조 때문이다. 의약품 특허는 물질 특허, 조성물 특허, 용도 특허의 3종류가 있다. 물질 특허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성분으로 의약품을 개발하는 원천특허로 물질을 합성하고 이를 약품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다룬다. 조성물 특허는 약품의 안정성과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른 성분을 섞거나 형태를 달리하는 경우이다. 용도 특허는 원천물질인 기존 의약품이나 화합물의 새로운 치료 용도와 치료 방법을 개발한 경우이다. 예를 들어 화이자는 ‘실데나필’에 대해 고혈압 치료제로 물질 특허를 받았지만, 이후 발기 부전 치료제로서 효능을 입증하여 추가로 용도 특허를 받았다. 이것은 ‘비아그라’라는 제품명으로 우리에게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특허 출원이 진행되고 있다. 그 대부분이 용도 특허에 해당한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기존 의약품이나 화합물에서 새로운 치료 효과를 찾는 ‘약물 재창출’에 주력하는 것이다. 여러 제재가 후보로 올라와 연구가 진행 중이다.

렘데시비르도 그 중 하나이다. 원래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위해 개발되었고 물질 특허를 받았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에 적용될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작은 희망이 생긴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임상 3상(신약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실험단계. 사람에게 적용하기 전에 1, 2, 3상의 3단계로 나누어 안전성을 증명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고 한국도 여기에 참여한다고 알려졌다. WHO에 따르면 4월에 그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렘데시비르 외에도 여러 다른 약물들의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을 놓고 활발한 연구가 전개되고 있다. 이들 연구와 임상시험의 성공을 기원한다. 그 무엇이든 강력한 용도특허를 행사할 치료제가 신속히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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