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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욱 칼럼]인술(仁術)의 천사들을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며칠 전 내가 살고있는 시니어 타운의 메니저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자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담긴 이메일이 날라왔다.
“오늘 저녁 7시에 다함께 나와서 일선에서 수고하는 의료진들에게 고마움의 박수와 환호를 보냅시다”(Let’s come out tonight at 7:00pm and clap and make some noise for all the medical personnel on the front lines). 정해진 시간에 타운 사람들은 집앞에 나와 의사 간호사등 의료진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사랑이 담긴 선물을 카운티병원에 전달했다.

병원 복도와 정문 양편에는 의사 간호사등 의료진들이 나란히 서서 그들이 돌봐주어워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완치되어 필 쳬어를 타고 퇴원하는 80세 노환자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피자가게는 피자로, 햄버거가게는 햄버거로, 꽃집은 꽃으로, 경찰과 소방서는 자동차 기적으로, 교회 찬양대는 찬송으로 의료의 천사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정말 이들은 ‘하나님이 보내신 의료천사들’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이 감염되고 수십만이 목숨을 잃고 있는 인류역사상 가장 큰 공포를 안겨주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른 한편으로는 인류역사상 가장 숭고한 사랑의 교차로를 놓아 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의사 간호사 등 여러 의료진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밤낮으로 병원에서 헌신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감염되어 목숨을 잃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가족과 여러 날 동안 떨어져야하는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이나 장면들을 접할 때마다 이분들이야 말로 “네 이웃을 네 몸과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 22:39)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몸소 실천하는 분들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의료행위인 의술(醫術)을 인술(仁術)라고 하였다.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이라는 뜻이다. 의술의 어진 마음에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마음이 함께하는 것이다.

의과대학 졸업생들은 졸업식장에서 흰가운을 입고 히포크라테스 선서(Hippocratic Oath)를 한다. 다른 학문에서 찾아 볼수없는 특별한 선서다.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460BC-370BC)가 2500년여전에 작성한 선서다. 이 선서는 모두 11편으로 되어있다. 그 중 제1편은 “나는 인류를 봉사하는데 내 일생을 바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라고 되어있다. 네 이웃을 사랑하는데 일생을 바치겠다는 선서다. 현재 의과대학 졸업생들이 선서하는 문구는 194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22차 세계의사협회(WMA World Medical Association )에서 개정된 제네바 선언이다.

며칠전 나와 함께 메릴랜드 벧엘교회를 섬기고 있는 K집사님과 전화로 대화를 나누었다. 내과의사로 오랜 동안 인술을 베풀다가 은퇴한 분이다. 일주일 전 주의료관계 당국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코로나 바이러스사태로 의료요원들이 부족하니 봉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니 나이를 물었다고 한다.

K집사님은 80세 중반이 넘은 분이다. K집사님은 나이 때문에 결국 봉사의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나는 K집사님과의 전화 대화가 끝난 후 K집사님은 봉사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으나 예수님의 이웃사랑 계명과 히포크라테스선서를 충실히 이행하신 분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나는 중학교 교과서를 통해서 간호사의 어머니라고 불리우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 1820-1910)의 이야기들을 잘 알고 있다. 나이팅게일여사는 크림 전쟁(1853년~1856년) 때 38명의 잉글랜드 성공회 수녀들의 도움을 받으며 슈코더르의 야전 병원에서 아군 적군을 가리지 않고 고통 받는 부상병들을 돌봐주어 예수님의 이웃 사랑 계명을 실천했다.

크림전쟁은 러시아 제국에 맞서 오스만 제국, 영국, 프랑스, 사르데냐-피에몬테 왕국 4국 연합국간에 3년 동안 벌졌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많은 간호사들이 나이팅게일의 정신을 본 받아 희생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은 의료진의 진정한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인술의 천사들을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허종욱 버지니아워싱턴대교수 사회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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