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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기억을 만지작거리며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20/01/11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20/01/10 17:43

너의 삶은 추상화가 아니었다

너의 울음은

먼동이 트는 틈새로 바르르 떨리는 종소리였다

촉촉이 젖어 빛나는 눈동자

몸을 둥글게 말아 귀여운 모습을

잘 생긴 얼룩 털을 뽐내는 친구

“다녀올게 잘 놀아”

일터로 보내는 섭섭함과 안도감이 묻어나는 눈동자

내 발자국 소리를 누구보다도 먼저 알아차리는

도도한 왕녀를 닮은 걸음걸이

바짓가랑이의 털을 터는 짧지 않은 시간을 주기는 했지만

내 마음속엔

너의 아름다움을 차곡차곡 쌓은 20년 되는 돌 하나 있다



고백한다

달나라의 큰 저택 뒤뜰에서 마음껏 뛰어놀아라

사냥도 하고 나무도 기어올라라

나비와 함께 춤도 추어라

지치면 나의 책상에 누워 훼방을 놓아도 좋다

사랑하는 친구가 선물한 그림책에서

너와 빼닮은 그림에 입맞춤한다

너를 껴안고 잠이 든다

몇 해쯤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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