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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인종 정체성보다 ‘자아’ 정체성 먼저”

허겸 기자
허겸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발행 2018/12/10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8/12/09 20:31

누군가 정체성을 묻는다면…

애틀랜타KAC ‘한인 차세대의 밤’서
참석자 대상 ‘정체성 의식’ 현장 설문

응답자 75% “나는 한국계 미국인”
한국인 10%-미국인 6%-기타 9% 순

KAC 애틀랜타 지부가 주최한 한인 차세대의 밤 행사에서 차세대 한인의 정체성을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KAC 애틀랜타 지부가 주최한 한인 차세대의 밤 행사에서 차세대 한인의 정체성을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KAC 한인 차세대의 밤 행사가 열린 8일 한인회관을 찾은 내외빈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KAC 한인 차세대의 밤 행사가 열린 8일 한인회관을 찾은 내외빈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스테파니 조 지부장.

스테파니 조 지부장.

한미연합회(KAC) 애틀랜타 지부가 주최한 송년 행사에 함께 한 한인 차세대 3명 중 2명은 스스로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20-30대 한인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한인 커뮤니티의 비전을 공유하고자 머리를 맞대기 위해 매년 12월에 개최하는 KAC ‘한인 차세대의 밤’이 8일 한인회관에서 ‘정체성’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아시안아메리칸 시민단체를 이끌고 있는 한인들이 패널로 나서 그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손자인 난민 지원단체 리제너레이션(Re’Generation) 무브먼트의 김종대 대표는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준 정치인 가정에서의 남다른 성장과정을 전했다.

김종대 대표.

김종대 대표.

김씨는 “할아버지의 정치 망명 신청 때문에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 부모가 있는 서울로 돌아가 초등학교를 다녔다”고 했다. 그는 남동생과 함께 14세에 다시 미국으로 건너와 성장하는 과정에서 누구보다도 많이 한국인 뿌리와 현실간의 번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가수 제니퍼 정씨.

가수 제니퍼 정씨.

김종대씨는 “부모의 모국과의 괴리감이 느껴지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질감을 극복하려는 생각을 하다보니 (할아버지가 관심을 쏟은) 통일문제를 비롯한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통일관에도 영향을 미쳐 영어사용 문화와 한국어사용 문화라는 시각에서 보게 됐다. 단지 두 나라가 하나로 되는 것이 아닌, 두 개의 다른 정체성이 하나로 묶이고 융화되는 문제로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인 차세대로서 정체성에 관한 고민의 정도는 제니퍼 정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컨텐츠 기획사 ‘WATS미디어’의 제니퍼 정 대표는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씨의 딸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청중을 놀라게 했다. 그는 “한국의 영토를 지키려는 아버지와 고전무용을 한 어머니에게서 자랐지만, 피부색이 다른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정체성이 혼란스러울 때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정씨는 “적어도 한국 정부가 밀고있는 K팝을 알게되고 좋아하게 되기 전까지는 그랬다”고 했다.

엄윤경 KAC 회장과 마이클 박 전 회장.

엄윤경 KAC 회장과 마이클 박 전 회장.

제니퍼 정씨는 이날 자신의 정체성관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는 “누군가 내게 정체성을 묻는다면”이라고 운을 뗀 뒤 “솔직히 말해서 주류사회는 아시안에 대해 기대치가 높지 않다”며 “어느 누구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관심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내가 누구인지, 아시안인 것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가수로서 어느 정도 (기량을 가진) 수준 인지를 어필하고 알리려는 노력이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이민자 권익단체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AAAJ)의 스테파니 조 애틀랜타 지부장은 인종과 국적에 관한 고민 뿐 아니라 성정체성에 관한 고민까지 더해진 사례로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한국에서 태어나 오레건의 양부모에게 입양된 조 지부장은 “동성애 입양인인 데다 다른 인종의 이민자로서 내가 당면한 현실은 늘 ‘나는 한국인이어야 해’, ‘난 한국인의 외모와 신체를 가졌어’라는 마인드셋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 인권 옹호 차세대 모임에 합류하면서 사회운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조 지부장은 애틀랜타로 건너오기 전에 LA의 요식업 종사자 기회균등 단체에서 활동하며 종업원의 최저임금 향상 등에 주력해 소기의 결실을 보기도 했다.

스테파니 조 지부장은 “새로운 관계를 맺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정의를 부르짖는 것은 궁극적으로 모두의 권리를 위한 길”이라며 “앞으로도 국적과 인종을 초월하는 결속력을 발휘하는 사회운동에 천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KAC는 이날 지부 활동에 기여한 공로로 김백규 조지아식품업협회장에게 ‘피나클’(Pinnacle) 어워드를 전달했다.

엄윤경(캐롤린 엄) KAC 애틀랜타 지부장은 “지난 10월 임파워먼트 행사는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차세대를 한데 응집하려는 첫번째 시도였다”며 협력해준 회원과 외부 단체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주제로 한 ‘차세대 정체성’ 테마는 이곳 한인사회의 또다른 측면”이라며 “개개인이 다른 삶의 경험을 갖고 있지만 쪼개지지 않고 뭉치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내년에는 한인 사회에 영향을 줄 다양한 로컬과 주류 이슈들을 지속해서 다루며 배우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피너클 어워드를 수상한 김백규 조지아한인식품업협회장.

피너클 어워드를 수상한 김백규 조지아한인식품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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