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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겨서 서운한가요, 칠레는 FIFA랭킹 12위입니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1 08:04

평가전서 강호 칠레와 0-0 무승부
상대 강한 압박에 다소 힘든 경기도

코스타리카 평가전 이어 연속 매진
벤투호, 산뜻한 출발로 기대감 높여
칠레 선수 인종차별적 행동은 눈살


한국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랭킹 12위 칠레와 평가전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두 팀은 0-0으로 비겼다. 미드필더 이재성이 칠레 선수들 사이로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뉴스1]

“다른 걸 떠나서 우리나라 축구가 재미있어졌다.”

한국과 ‘남미의 강호’ 칠레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지켜본 한 축구 팬이 포털사이트 관련 기사에 남긴 댓글이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 한국은 12위 칠레를 상대로 짜임새 있는 패스 축구와 과감한 공간 침투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0-0 무승부 경기였지만, 팬들은 확 달라진 한국 축구에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앞서 소개한 댓글에는 200여 명의 네티즌이 ‘좋아요’를 눌렀다.


파울로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칠레의 경기에서 기성용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뉴스1]

아직 A매치 두 경기지만,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 선임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선수들부터 “확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등 해외파 선수들이 앞장서서 “유럽에서 경험한 여러 훌륭한 지도자들 못지않다”고 후하게 평가했다.

벤투 감독 전술의 핵심은 ‘효율성’이다. 패스와 볼 점유율을 강조하는 건 이전 감독들과 비슷하지만, 대각선 패스에 이은 양쪽 측면 지역의 활용 비율을 높였다. 손흥민, 황희찬(22·함부르크), 남태희(27·알두하일), 이승우 등 빠르고 발재간 좋은 측면 자원이 많은 한국 축구의 강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승우는 “벤투 감독님 훈련에는 군더더기가 없다”며 “미니게임 위주로 이뤄지는 훈련 도중에는 포지션별 전문 코치가 수시로 선수들에게 세부적인 과제를 제시해 긴장감을 높인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칠레의 경기. 팬들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데뷔전이던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2-0승) 등 부임 후 A매치 두 경기에서 1승1무로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아르투로 비달(31·바르셀로나)을 앞세운 칠레의 강한 압박수비에 다소 고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벤투 감독의 특성상 좌우 풀백(측면수비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 축구의 오랜 약점으로 손꼽힌 ‘수준급 풀백 발굴’을 벤투 감독이 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칠레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뉴스1]


벤투호 출항과 함께 한국 축구도 활력을 찾았다. 코스타리카전 좌석 매진에 이어 칠레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도 4만127명의 팬이 찾았다. 두 경기 연속 매진이다. 국내에서 열린 A매치가 2연속 매진된 건 독일 월드컵 본선 직전이던 2006년 5월(세네갈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 이후 12년 4개월 만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칠레전 당일 현장 판매분(400여 장)을 사기 위해 축구 팬 수백 명이 오전부터 경기장 주변에 몰려들었다. 오후 2시 티켓 판매 창구가 문을 열자마자 순식간에 표가 다 팔렸다”고 전했다.

경기 분위기는 아이돌 그룹 콘서트장 같았다. 손흥민, 이승우 등 간판스타의 유니폼을 챙겨 입은 소녀팬들의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손흥민의 날 SONday’, ‘승우야 숲을 바라보지 말고 나만 바라봐’, ‘(황)의조가 차면 골의조’ 등 기발한 응원문구도 눈길을 끌었다.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칠레의 친선경기. 비달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월드컵 본선 전까지도 한국축구대표팀은 ‘국민 욕받이’ 신세였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추억하는 30~40대는 갈수록 떨어지는 대표팀의 경쟁력에 불만을 쏟아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즐기는 10~20대는 “유럽 축구와 비교하면 한국 축구는 느리고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전(2-0승)이 변화의 신호탄이 됐다. 당시 FIFA 랭킹 1위를 상대로 투혼을 발휘해 승리를 거머쥐자 “이런 축구를 기다렸다”는 팬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축구 열기에 불을 붙였다. 이틀에 한 경기의 강행군 속에서도 감동의 승전보를 전한 선수들의 투지에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한 고등학교 교실에 BTS 뷔와 함께 손흥민과 이승우 사진이 나란히 걸린 모습. [온라인커뮤티니]


최근 한 고등학교 교실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뷔와 함께 손흥민과 이승우의 사진이 나란히 걸린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60만 명에 달한다. 축구선수가 아이돌 스타 못지 않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인종차별 논란을 빚은 칠레 축구대표팀.


한편 방문팀 칠레는 수준 높은 경기를 선보이고도 연이은 인종차별 논란으로 야유를 받았다. 칠레 언론 ‘알아이레리브레’는 한국전에 앞서 미드필더 아랑기스(레버쿠젠)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동영상을 소개했다. 이 영상 속에는 수원의 밤거리를 걷던 수비수 이슬라(페네르바체)가 스페인어로 “눈을 떠라(Abrelosojos)”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난 10일에는 미드필더 발데스(모렐리아)가 국내 팬과 사진을 찍으며 자신의 눈을 양옆으로 찢는 듯한 제스처를 취해 논란을 일으켰다. 두 선수 모두 상대적으로 눈이 작은 동양인을 비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원=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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