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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잔치에 눈물 쏟을뻔" 文연설에 혹평 쏟아낸 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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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10/27 22:02



28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설이 끝난 뒤 퇴장하는 문 대통령을 향해 '이게 나라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항의했다. 문 대통령은 목례를 하며 야당 의원들을 지나쳤다. 오종택 기자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과 문재인 대통령이 사는 대한민국이 다른 대한민국인 것을 느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연설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 전반에 대한 솔직한 실패를 인정하고 국회에서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미사여구만 가득한 연설이었다”며 “안보 문제, 경제 문제, 방역 문제, 실업 문제, 부동산 가격 상승 문제 등 모두 현실 인식이 너무 차이가 있어 절망감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이후 나온 당 공식 논평 역시 비슷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임대차 3법으로 부동산 시장이 난리인데도 정작 그 법들을 조기에 안착시키겠다니 국민들 주거 안정은 저 멀리 사라진 듯하다”며 “국민을 총살한 북한 만행에는 침묵하면서 그저 외쳐보는 ‘국민의 안전한 삶’은 슬프도록 공허하다”고 논평을 통해 밝혔다.

예산에 관해서도 강력한 검증을 예고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시정연설은 자화자찬과 독주 선언으로 가득했다”며 “디지털 뉴딜이니 그린 뉴딜이니 대통령 임기 중에 마치지도 못할 화려한 청사진을 내걸고 555조 8000억원의 천문학적 예산을 요청했는데, 철저하고 꼼꼼히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주호영 원내대표의 몸을 수색한 것에 대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문제와 관련해 고성으로 항의를 쏟아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지연되기도 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당과 정의당 역시 혹평을 내놨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신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는 집권 여당의 모습에서 서글픈 국민과 나라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며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그 무엇을 걱정하는지, 판단조차 못 하고 있다는 게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한국형 뉴딜에 대해 “근본적 철학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지역균형 뉴딜은 예산안 어디서도 보지 못한 것으로 시정연설 용으로 급조된 것으로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기후 위기에 대해선 “대통령의 문제의식은 빈약하다”고 평가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관련해선 “물러설 수 없는 개혁 과제가 있음은 분명하지만, 일방적인 독주는 개혁의 명분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의 평가는 정반대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 대통령 연설에 대해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들을 제대로 짚어줬고 그것을 딛고 나아가기 위한 계획, 신념을 제시해줬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코로나로 국민이 매우 힘들고 아파하시는데, 대통령께서 국민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있고 국난을 잘 극복해 오히려 새로운 대한민국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예산에도 사회적 약자들, 코로나로 인해 더 힘든 사회적 취약계층을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중간중간 박수를 보낸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침묵한 채 연설을 들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연설 직전 문 대통령이 단상에 서자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고성을 내지르며 강하게 항의 표시를 해 연설 시작이 1분 이상 늦춰지기도 했다. 연설 전 문 대통령 및 박병석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 등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려던 주 원내대표가 간담회장 입구에서 청와대 경호팀에 의해 신체수색을 당한 게 원인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고 바로 본회의장으로 돌아왔다.

주 원내대표는 “이후 청와대에서 현장 직원의 실수라며 사과를 했는데, 제가 마지막으로 입장했던 상황이라 실수가 있을 수가 없다”며 “이 정권이 모든 분야에서 일방통행하고 국민과 거리 두지만, 야당 원내대표까지 수색당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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