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Los Angeles

63.0°

2020.11.27(Fri)

해경 "피격 공무원 2개 통장에 잔고 811원…그래서 월북 맞다"

  • 글꼴 확대하기
  • 글꼴 축소하기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10/27 22:42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오른쪽 둘째)이 지난 22일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서해 피살 어업지도 공무원 실종 수사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동생은 실종되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지역 어민에게 도움을 주고자 꽃게 판매를 중계했다. (중략) 동생은 이런 사람이었다. 이익보다 어민의 고충을 나누고자 했다.”

북한에 피격돼 숨진 공무원 이모(47)씨의 형 이래진(55)씨가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이다. 동생 이씨가 월북할 생각이었다면 실종 직전까지 경제 활동을 했겠느냐는 취지다. 반면 해양경찰은 이씨가 꽃게 구매대행을 한 것도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봤다. 실제 이씨는 꽃게 구매자금으로 받은 돈을 온라인 도박 계좌로 송금했다.

28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공무원 이씨는 “연평도 꽃게를 대신 사서 보내주겠다”며 1·2차에 걸쳐 구매대행을 진행했다. 1차 구매대행은 이씨가 무궁화 13호에서 무궁화 10호로 발령 나 이동하던 지난달 15~16일 이뤄졌다. 당시 이씨는 4명에게 110여만 원을 받았다. 이씨는 받은 돈을 즉시 온라인 도박사이트 계좌로 송금했다. 200여만원을 따면서 4명에게 꽃게를 보내줬다고 한다.



꽃게 대금 흐름도. [해양경찰청]





이씨는 무궁화 10호로 옮긴 지난달 20일까지도 “아는 선장에게 꽃게를 싸게 사 주겠다”며 구매자를 모았다. 무궁화 13호에 탑승했던 동료는 물론 지인까지 34명에게서 600여만 원을 더 건네받았다. 이씨는 이 돈도 모두 온라인 도박사이트 계좌로 송금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도박사이트에 송금한 기록은 실종되기 한 시간 전인 지난달 20일 오후 11시 40분. 이 돈도 모두 잃었다.

급여 압류로 월급 실수령 68만원뿐
해경 확인한 결과 이씨는 월급 대부분을 도박사이트로 송금했다고 한다. 또 금융기관, 지인 등에게 돈을 빌려 도박을 했다. 해경이 은행 계좌를 추적한 결과 2019년 6월부터 실종 전일인 지난 9월 20일까지 이씨는 591차례에 걸쳐 도박계좌로 송금했다. 이씨가 도박에 쓴 돈만 1억3000만원이다.

이씨는 총 3억9000만원의 채무를 갖고 있었다. 도박 빚만 1억2300만원이다.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급여 압류로 매달 25일인 월급날 실수령액도 68만원이었다.



지난 19일 오후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해군 함정이 실종 공무원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해경이 이씨 실종 뒤 그의 명의로 된 통장 2개의 잔고를 확인한 결과 잔액 총액은 811원이었다. 월급을 받아도 꽃게 구매 대행 금액을 되돌려 줄 수 없는 상태였다. 김태균 해양경찰청 형사과장은 “이씨가 꽃게 구매대행 대금을 받자마자 도박 사이트 계좌로 송금했다”며 “꽃게 구매 대행도 도박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개인회생 신청 기간에도 도박
이씨 유가족은 이씨가 변호사를 선임해 지난 3월 울산지방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씨의 법률 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씨가 회생을 통해 빚을 해결할 의지를 보였는데 월북할 사람이 굳이 회생신청을 했겠냐”며 “이씨가 빚이 많았다는 것은 월북 증거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씨는 개인회생을 신청한 기간에도 도박했다. 그는 실종 전 마지막 당직 근무를 하기 1시간 전까지 도박사이트에 송금했다. 해경은 이씨가 채무 등 절박한 경제 상황을 겪었고, 북측 민간 선박(수산사업소 부업선)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고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월북했다고 결론 내렸다.

최모란·심석용 기자 moran@joongang.co.kr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박동익 공인 세무사

박동익 공인 세무사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