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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미국 속 프랑스서 열리는 ‘타이거 보울’

[LA중앙일보] 발행 2020/01/13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20/01/11 20:17

놀라(NOLA)에서 호랑이 사발(Tiger Bowl)이 열린다.

오늘(13일) 오후 5시(LA시간) 미국인들의 시선은 일제히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수퍼돔서 킥오프되는 대학풋볼(NCAA) 전국챔피언 결정전에 쏠린다.

2연패를 노리는 클렘슨과 전국랭킹 1위 루이지애나 주립대(LSU) 간의 단판승부다. 우연히 두 팀 이름이 모두 호랑이라서 일명 ‘타이거 보울’로 불리게 됐다.

남부 개최지 루이지애나주는 미국 속의 프랑스로 유명하다. 라틴어로 ‘루이(프랑스 왕)의 땅’이란 뜻이다. 별칭도 많다. 바이유(늪지대)·케이준(프랑스식 문화)·크레올(서인도 제도)….

유럽과 중남미 문화가 뒤섞인 개최도시 뉴올리언스는 17세기 프랑스 개척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개발된 곳이다. 머릿글자를 딴 놀라(New Orleans, Louisiana)라고도 한다. 도시명은 프랑스의 구세주 잔다르크의 고향인 오를레앙의 미국식 발음, 즉 '새로운 오를레앙'에서 탄생됐다.

이밖에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나폴레옹으로부터 사들인 땅 이름도 ‘루이지애나 영토’로 불린다. 미국은 200년 전 당시 현재 영토의 3분의1 크기를 1500만달러(현재 시세로 약 26억달러)의 헐값에 프랑스로부터 구입했다. 그렇지만 나폴레옹은 이 돈을 전부 워털루 전쟁으로 허무하게 탕진했다. 항구도시 뉴올리언스는 아프리카에서 데려온 노예들의 한이 맺힌 곳이기도 하다. 스토 부인의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에도 등장하고 흑인 영가가 서린 재즈의 발상지다.

개인적으로는 프로풋볼(NFL) 결승인 수퍼보울 취재를 위해 18년 전 9·11 테러 5개월 뒤 처음 방문했다. 당시 유례없이 삼엄한 분위기였다. 공교롭게도 팀 이름이 ‘애국자’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신인 쿼터백 톰 브레이디의 활약으로 세인트루이스 램스에 역전승, 첫 패권을 거머쥐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다음달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가 11번째 수퍼보울을 열지만 NOLA 역시 2024년 2월 제58회 대회를 유치, 다시 공동1위로 올라선다. 미국 최초의 실내 경기장인 수퍼돔은 무하마드 알리-레온 스핑크스, 슈거 레이 레너드-로베르토 두란의 복싱 리턴매치를 유치하기도 했다.

일단 이곳에서 이벤트를 열면 무조건 수지가 맞는다. 카지노는 물론, 다양한 항구 음식과 프렌치 쿼터의 부르봉 거리는 눈요깃거리 천지다. 여성들은 염주(비드)를 목에 건 채 가슴을 노출하는 독특한 문화를 즐긴다. 마르디 그라(기름진 화요일)를 비롯한 축제가 많고 멕시코만에서 거둬들인 싱싱한 굴 요리는 매운 소스와 같이 하면 그만이다. 해산물·농산물·스테이크까지 먹거리 천지다. 이때문에 007 등 영화 촬영지로도 각광받는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며 도심지가 폐허로 변했지만 재개발 덕분에 다시 예전의 영광을 되찾았다.

지난달 최우수선수(MVP)에 주어지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받은 LSU 쿼터백 조 버로우는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주전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전학온 뒤 신데렐라가 된 특이한 케이스다.

현지 팬들은 그의 이름(Burrow)도 프랑스식 철자법인 Burreaux로 바꿔 부른다. 풋볼은 원래 홈팀이 화려한 컬러 저지를 착용하지만 흰색을 즐겨입는 LSU는 클렘슨이 오렌지색 상의를 입도록 지정했다.

29연승을 달리고 있는 클렘슨의 2년생 쿼터백 트레버 로렌스는 6점차 열세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에 대해 “경기 결과는 응원 스탠드가 아닌, 필드에서 결정된다”라며 승리를 장담했다. 누가 진짜 호랑이가 될지, 잔다르크 후손이 개척한 곳의 ‘먼데이나이트 풋볼’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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