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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성공 비결? ‘찍먹’·‘부먹’ 유행시킨 중국집에 물어라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8 16:01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29)
내가 자주 찾는 옷 수선집이 있다. 이 집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나이가 지긋한 사장님은 함께 일하는 기술자만 5명이다. 유행에 민감한 옷이건, 유행이 지난 옷이건 수선 기술로 말끔하게 거듭나게 한다. 이 가게주인은 고객의 말을 직접 묵묵히 듣고 메모하는 데만 집중한다. 그 정도의 경력과 기술이면 수선에 관해 고객보다 훨씬 많이 알 터인데, 고객의 요구를 두말없이 받아들인다.


지속가능한 사업을 일궈야 하는 사람은 사용자, 구매자의 의견을 균형있게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교수에다가 학위만 5개인 내가 만든 제품을 사람들이 안 쓰는 것을 보니 세상은 멍청해”, “내가 직원만 5만 명을 둔 기업의 대표이사인데, 내가 맞는다면 맞는 거지. 나만큼 이 시장과 제품을 잘 아는 사람은 없어. 반드시 이 제품은 성공할 거야.” 그러나 안 팔린다. 때를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이 없다. 비싼 광고비 들여 미디어에 외쳐봐도 마찬가지다. 지속가능한 사업을 일궈야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노래지는 상황이다.

사용자·구매자 의견 균형 있게 들어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려면 누구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할까. 업계 전문가? 교수? 전문 서적? 모두 아니다. 정답은 고객이다. 물론, 고객의 의견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 같은 제품이라도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필요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사용자에게는 빠른 성능이 중요하지만, 노년층에게는 글씨가 크고 휴대와 사용이 쉬운 간편함이 필요하다.

사용자와 구매 의사 결정권자가 다른 경우도 있을 것이다. 가령 핸드폰 사용자는 중학생이지만 구매 의사 결정권자는 부모이거나, 부품 사용자는 연구개발 부서이지만 구매부서가 절대적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등의 경우다.

사용자와 구매자가 분리된 경우 양자 간의 의견을 균형 있게 들어야 한다. 미디어의 사용자는 독자이지만, 미디어 업체에 돈을 내는 곳은 광고주다. 광고주에게 지나치게 집중하면 사용자인 독자가 떠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신문, 구글 검색 등이 모두 이에 해당된다.

특히 ‘사겠다’는 의사만 나타내고 사지 않는 고객보다는 이제 막 구매한 고객과 구매했다가 반품한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이들은 무슨 필요로 샀는지, 구매 후 어떤 점이 만족스러웠는지 또는 불만족스러웠는지 등의 구매 경험을 생생하게 공유해 줄 수 있다.

아직 우리 제품을 구매해 사용해 본 고객이 없다면 경쟁 제품 구매자의 의견을 구하도록 하자. 고객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옆에서 하나하나 면밀히 관찰하고, 각 행동과 개선점 등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찍먹, 부먹처럼 제품의 용도를 결정하는 것은 고객이다. 기업은 그 용도에 알맞는 제품을 만들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 고객을 관찰하고 고객의 소리에 경청해야 한다. [중앙포토]


예전에 중국집에서 탕수육을 주문하면 소스가 부어진 상태로 나왔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탕수육 소스를 따로 주는 중국집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는 다른 음식점들로 확산하면서 ‘찍먹(소스에 찍어 먹는 것)’ 또는 ‘부먹(소스를 부어 먹는 것)’ 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다. 찍먹이나 부먹은 중국집들이 탕수육 손님의 식습관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물이랄 수 있다.

찍먹·부먹의 경우처럼 제품의 용도를 결정하는 것은 고객이다. 기업은 그 용도에 최적화한 제품을 만들면 된다. 고객의 일상생활을 관찰하면서 어떻게 우리 제품을 사용하게 됐는지 묻고 대답을 경청하라. 그다음 이를 충분히 공감했다는 증거로 다양한 결과물을 제시하고, 또다시 고객의 반응에 집중하라.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고객의 기대를 가득 채울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신제품 출시에 성공하는 비결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상상하거나 예측하지 말고 직접 물어라
좋은 제품을 연구개발 하려면 상상하거나 예측하지 말고 직접 물어봐야 한다. 미국의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에 따르면 경험에 의한 예측이 상대방에 대한 판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건 아니다. 상대방 입장에서 여러 가지를 상상하고 예측하는 것이 실제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직접 묻고 대화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판단 정확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주방장은 손님을 만족시키는 맛난 요리를 만들기 위해 주방 밖으로 나가 손님의 의견과 불만을 직접 들어야 한다. 좋은 연구개발자에게 요구되는 건 이런 주방장의 자세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jkim@amplus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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