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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놔라 배 놔라’ 엘리엇, 현대모비스 해체 요구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6 20:11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중앙포토]

미국계 헤지펀드 앨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재차 압박했다. 7일 블룸버그통신·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차그룹에 현대모비스 법인을 2개로 찢어서 다른 계열사에 합병하라고 요구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엘리엣매니지먼트는 지난달 14일 현대차그룹에 서한을 보내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시했다. 현대모비스의 3가지 주요사업 중에서, 모듈사업과 핵심부품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라는 내용이다. 나머지 주요사업인 현대모비스 애프터서비스(AS)사업은 현대자동차와 합병을 요구했다. 이렇게 되면 현대모비스라는 현대차그룹 최대 부품기업은 법인 자체가 사라진다.


엘리엇매니지먼트 공격 당시 현대차그룹 주가 변화와 지분 매입 규모. [중앙포토]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경우 현대모비스 분할사업과 현대글로비스가 합병한 법인은 지분구조상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서 지배기업 역할을 한다.

분할·합병 작업 이후 지분거래를 통해 지분을 조정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한 현대자동차 지분을 합병법인이 매입하는 대신, 오너 일가는 현대차 지분을 넘겨주는 대가로 이 지배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는 지배 기업을 통해 현대차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앨리엇매니지먼트 등의 반대로 추진 중이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중단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모듈·AS부품 사업과 현대글로비스 합병을 추진했다. 하지만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모비스가 분할하는 사업의 가치를 저평가했다는 이유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좌)과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중앙포토]


이번에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모비스 모듈·핵심부품 사업과 현대글로비스 합병을 주장하는 배경은 합병 과정에서 현대모비스 지분 가치를 재산정할 수 있는 명분을 찾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모비스 지분가치가 상승할수록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 4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반대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10억달러(1조1000억원) 규모의 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차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서한에 따르면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달 13일 기준으로 현대차의 지분을 약 3%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이는 결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현대모비스 가치가 상승하는 만큼 현대글로비스의 가치가 낮아지게 된다. 이번엔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또 현대모비스 분할 사업의 가치평가는 이번에도 문제로 남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지난 지배구조 개편안에서 3가지 사업의 지분가치를 각각 평가한 바 있다. 만약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자문사·투자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현대모비스의 일부 사업 가치를 다르게 산정한다면 이번엔 당시 지분가치를 산정한 회계법인 등이 법적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무산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추지안. [중앙포토]


현대모비스의 핵심부품사업이 현대글로비스 사업과 어느 정도 유관한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기존 개편안에서 현대차그룹이 분할을 추진하던 AS사업의 경우 부품 사후 정비를 담당하는 사업이었다. 사업구조상 현대차그룹의 물류·유통기업인 현대글로비스와 사업적 연관성이 높았다. 이에 비해 핵심부품사업은 AS사업보다는 사업적 연관성이 떨어진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서한에서 “이번 제안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현대차그룹의 장기 전략을 가장 잘 뒷받침할 수 있는 구조”라고 주장하면서 공동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논의하는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한국 자본시장거래법 상 특정 투자자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을 논의하는 것은, 다른 투자자들에게 공평하게 정보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어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거절했다. 또한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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