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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검찰, 스파이 암살용의자 '러시아 군정보기관 장교' 2명 기소(종합)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9/05 06:33

대테러대책본부장 "분명한 암살시도"…메이 총리 "러시아 정부 설명해야 할 것
러 "영국의 정보조작…양국 수사당국 간 실질적 협력 이행해야"

(런던·모스크바=연합뉴스) 박대한 유철종 특파원 = 영국 검찰이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의 용의자로 러시아 정보당국 소속 장교 2명을 특정한 뒤 기소했다.

러시아는 용의자 기소 소식을 의미가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영국 검찰은 러시아인 알렉산드르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쉬로프를 살인공모와 살인미수, 화학무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들은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고국 러시아에서 복역하다가 풀려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딸 율리야(33)에 대한 암살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초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스크리팔 부녀는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돼 쓰러졌다.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영국 경찰관 닉 베일리 경사 역시 노비촉에 중독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유럽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러시아 법은 자국민의 인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에 이들 용의자의 인도를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영국 검찰 법률서비스 국장 수 헤밍은 "현실적으로 유죄선고를 받아낼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이들을 기소하는 것이 명백히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 경찰은 이들 용의자가 모두 40대로 가명을 사용했으며, 러시아 여권을 지니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스크리팔 부녀가 중독되기 이틀 전인 지난 3월 2일 러시아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소속 항공편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런던으로 왔다가 4일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에도 영국을 오간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 이들은 스크리팔의 자택 현관문에 노비촉을 스프레이로 뿌린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이 머문 런던의 호텔에서 노비촉의 흔적이 발견됐지만 현재 위험은 없다고 닐 바수 런던 경찰청 대테러대책본부장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런던 개트윅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솔즈베리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 등을 담은 CCTV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번 기소와 관련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조사 진행 경과 등을 설명하면서 2명의 용의자가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장교들이라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경찰이 지목한 러시아인 2명은 GRU로 알려진 러시아 군 정보기관 소속 장교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러시아는 정부 기관 중 하나인 GUR의 무모하고 충격적인 행위에 대해 반드시 설명해야 하며, GRU의 행동을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수 본부장은 이번 사건이 분명한 암살 시도라고 규정하면서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영국 당국의 이 같은 발표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이 정보 조작에서 벗어나 양국 수사당국 간 실질적 협력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명의 용의자 기소 소식이 전해진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언론에 공개된 이름과 사진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공개적 비난과 정보 조작에서 벗어나 (양국) 수사당국 채널을 통한 실질적 협력을 이행하기를 다시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자하로바는 "이와 관련한 수많은 러시아의 요청이 영국 측에 전달됐다"면서 "이처럼 심각한 범죄의 수사는 가장 정밀한 작업과 꼼꼼한 자료 분석, 긴밀한 협력 등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스크리팔 부녀는 노비촉에 중독돼 솔즈베리 지역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 현재 영국 정부의 보호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수 본부장은 스크리팔이 암살시도 이전에 위협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부녀가 잘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크리팔 부녀 암살시도가 발생한 지 3개월 가량 지난 6월 말 솔즈베리에서 13km 떨어진 에임즈버리의 한 건물에서 영국인 찰리 롤리(45)와 던 스터지스(44) 커플 역시 위조된 '니나 리치' 향수병에 담긴 노비촉에 중독돼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이들이 스크리팔 부녀 암살시도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물질에 중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던 스터지스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7월 사망했고, 찰리 롤리는 퇴원했다가 최근 수막염과 시력 문제로 재입원했다.

바수 본부장은 스크리팔 부녀와 이들 커플 사건이 연계돼 있으며, 용의자들을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찰과 논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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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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