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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입은 사진 들통…미·중 영사관 전쟁 촉발시킨 중국인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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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7/24 02:40

인민해방군 신분 속이고 美비자 받은 4명
3명은 체포, 1명은 샌프란 영사관 피신
美 "대학 연구 자료 빼내 중국군에 보내"
中 "신분만으로 기밀유출 단정 못해"





중국 인민해방군(PLA) 공군 부대. [AP=연합]





'영사관 폐쇄'라는 미국의 기습에 중국이 맞대응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이같은 후폭풍을 예견하고도 휴스턴 중국 영사관 폐쇄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뭘까.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이 스파이 행위와 지적재산권 절도의 중심지”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에는 미 법무부가 중국 인민해방군(PLA) 신분을 감추려 한 4명의 중국인이 비자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왕신, 탕쥐앤, 송첸, 자오 카이카이 4명이다.

현재 이들 중 3명이 체포됐고 탕쥐앤은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 피신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추적 중이다. FBI는 이들 외 미국 내 25개 도시에서 PLA 신분을 속여 비자를 받은 중국인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군 요원의 신분을 위장해 미국에 침투시키고 있다고 본 것이다.


존 데머스 미 법무부 국가안보국 변호사는 “이 중국 인민해방군 대원들은 PLA와의 관계를 숨긴 채 연구 비자를 신청했다”며 “이는 중국 공산당의 또 다른 계획의 일부이며 FBI와 함께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은 우리의 소중한 지식재산과 사업 기밀을 훔쳤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민해방군 신분 숨겼다 들통나자 영사관 피신



미 법무부는 23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PLA) 지위를 속이려 한 4명이 비자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 홈페이지 캡쳐]





미 검찰은 기소장에 4명의 혐의를 상세히 기술했다. 먼저 탕쥐앤. 그는 2019년 10월 28일 미 캘리포니아주 데이비스시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대학 방문연구원(J1) 비자를 신청했다. 당시 “군에 복무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FBI는 그가 중국 네번째 군 의대로 알려진 PLA 공군 의대에 취업한 사실과 그가 군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FBI가 지난달 20일 그를 불러 조사했지만 그는 또 한 번 군 복무 사실을 부인했다. 조사를 받은 뒤에는 주샌프란시스코 중국 총영사관으로 피신했다. FBI의 자택 압수수색 결과 전자매체에서 PLA 군복을 입은 사진이 추가로 발견됐고 FBI는 체포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이는 주휴스턴 중국 영사관 폐쇄 명령이 나온 뒤 처음 공개됐다.

중국 군 지시 받으며 미국서 뇌질환 연구?



중국 산시성 시안에 있는 공군 의대 소속 군 의료진이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AP=연합]





송첸(38)은 미 스탠포드대학 연구원으로 역시 PLA 신분을 속인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지난 2018년 11월 방문연구원(J1) 비자 신청 당시 자신을 뇌질환과 관련된 연구를 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신경과 의사라고 설명했다. 지원서에서는 2000년 9월1일~2011년 6월30일까지 PLA에서 복무한 적이 있다고도 적었다.

그러나 FBI는 기소장에서 이 진술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입국 당시 여전히 PLA 소속이었으며 그를 보냈다고 기재된 병원이 PLA의 위장병원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가 작성한 논문이 베이징 공군종합병원과 시안의 중국 공군 의대와 연계돼 있고 공군종합병원 신경과 참여 의사로도 등록돼 있다는 근거를 댔다.

압수된 노트북에선 ‘2018 방문 학교 중요 정보’란 파일이 삭제돼 있었다. FBI가 이를 복구했는데 그 중 하나는 뉴욕 주재 중국 영사관에 보낸 문건이었다. 그는 몇 년 더 머무르기 위해 PLA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또다른 문건에선 “중국군 승인 문서는 기밀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메일로는 보낼 수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대학 연구 자료 빼내 中 군사연구소 보내"



미국 휴스턴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미국 정부로부터 21일 폐쇄 통보를 받았다. 24일 오후4시까지 총영사관을 비우고 외교관 모두 미국을 떠나라는 것이다. [중국 환구망 캡처]





왕신 역시 2018년 12월 J1 비자를 받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에 있었다. 그는 비자 신청 당시 2002년 9월~2016년 9월까지 PLA 의대 심혈관 부교수로 재직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7일 LA 국제공항에서 출국하다 체포된 뒤 이뤄진 조사에서 자신은 PLA 군사연구소에 등록된 기술 인력이란 사실을 털어놨다.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중국 군사연구소의 지시를 받고 있었으며 이메일을 통해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입수한 연구 정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왕은 LA 공항 도착 당일 아침 자신의 휴대폰의 위챗(중국식 카카오톡) 메시지도 전부 지웠다. 미 검찰은 왕씨의 유죄가 확정되면 법정 최고 형량인 징역 10년과 벌금 25만 달러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중 중앙군사위 직속 요원이 인공지능 연구원 근무"
인디애나대에서 인공지능 연구원으로 있던 자오 카이카이 역시 중국군 복무 경험이 없다며 비자를 받았으나 PLA 최고 교육기관인 국방기술대에서 근무했고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직속 요원인 것으로 밝혀져 체포됐다고 미 검찰은 밝혔다. FBI는 자오가 중국 공군 제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확인했다.

존 브라운 FBI 국가안보국 사무차장은 “오늘 발표는 중국 정부가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침투해 왔는지를 보여준다”며 “FBI가 미 전역 25개 도시에서 PLA 조직원들이 실체를 감추기 위해 공동 대응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말했다.

中 "심혈관 의사가 어떻게 미국 국익 해치나"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공산당원의 미국 방문 전면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미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맞으면 ’이는 매우 슬프고 매우 황당한 일“이라며 ’14억 중국 인민에 맞서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중국은 미국이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심혈관 질환 분야의 의사가 어떻게 미국의 국익이나 안전을 해친다는 것인가”라며 “미국이 이른바 군부 배경을 이유로 중국 연구원을 억류하는 것은 합법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노골적인 정치 박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법률을 다른 국가 기관과 인원을 억압하는 핑계와 도구로 삼고 있다”며 “각종 구실을 이용해 재미 연구원에 대한 부당한 제한과 억압을 하는 것을 즉각 멈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연구원들의 신분만으로 기밀 유출을 단정할 수 없으며 미국이 합당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PLA 소속인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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