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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개XX' 욕한 선수···나이키, 보란듯 광고모델로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4 00:03


전 NFL 선수 콜린 캐퍼닉의 나이키 광고. [트위터 캡처]


나이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포츠계의 갈등을 점화한 미국 프로풋볼(NFL) 선수 출신 콜린 캐퍼닉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캐퍼닉은 나이키의 핵심 슬로건인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캠페인 30주년을 기념하는 광고모델에 선정됐다.

캐퍼닉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이키 광고 모델이 됐음을 알렸다. 캐퍼닉이 공개한 광고 사진에는 ‘무언가를 믿어라. 설령 모든 것을 희생한다 할지라도(Believe in something. Even if it means sacrificing everything)’라는 문구가 써 있다.

CNN은 캐퍼닉의 기용에 대해 “나이키는 미식축구계는 물론, 미국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을 지지하고 나섰다”며 “나이키가 정치적 갈등 한복판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무릎을 꿇은 콜린 캐퍼닉(가운데). [AP=연합뉴스]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이었던 캐퍼닉은 미 스포츠계를 휩쓴 이른바 ‘무릎꿇기’ 논란의 중심 인물이다.

그는 2016년 8월 그린베이 패커스와의 경기 중 국가를 제창할 때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는 대신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인종차벌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미 전역에선 경찰의 총격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었다.

캐퍼닉은 인터뷰에서 “나는 흑인이나 유색인종을 억압하는 나라의 국기에 자긍심을 보여주기 위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풋볼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행동에 동참하는 미 프로농구(NBA)·프로야구(MBL) 선수가 늘었지만, 캐퍼닉에 대한 여론은 지지 혹은 비난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포츠팬들은 자신의 나라와 국가(國歌)에 자부심을 표하지 않는 선수들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맹비난했다. 대중연설에서 “개XX(Son of bitch)”라는 욕설을 써가며 캐퍼닉을 공격하기도 했다. 구단주들에게는 애국심 없는 선수를 해고하거나 출전시키지 말라고 압박도 가했다.

결국 캐퍼닉은 어느 구단과도 계약하지 못하고 실직 상태가 됐다.

CNN은 광고모델 선정을 통해 캐퍼닉을 지지하고 나선 나이키가 도박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고객들이 캐퍼닉의 저항을 지지한다는 편에 큰 돈을 걸었다”는 것이다. 또 “나이키가 백악관을 비롯한 보수파로부터의 비난을 견뎌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나이키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면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이키가 캐퍼닉을 공개 지지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살 수 있다”면서다. 이에 대해 나이키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CNN은 나이키가 역풍을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나이키가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올리는 데 일조한 NBA 스타 제임스 르브론과 ‘테니스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 등 흑인 스포츠 스타들이 캐퍼닉의 저항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윌리엄스는 “모든 운동선수, 인간, 특히 모든 흑인들은 캐퍼닉에게 대단히 감사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나이키는 캐퍼닉과 함께 윌리엄스와 NFL 뉴욕 자이언츠 소속의 와이드 리시버 오델 베컴 주니어 등을 ‘저스트 두 잇’ 30주년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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