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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석 원장의 교육 이야기] 주위를 돌아보는 눈을 갖자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2/06 10:13

2018년도 벌써 한 달이 확 지나갔다.

엊그제 새해아침을 맞았던 것 같은데 어영부영하다가 벌써 2월에 들어섰다. 금년에는 “주위를 돌아보는 눈을 갖자” 라는 신년 계획을 세우고 새해를 시작했건만 별로 실천을 못하고 지나가는 느낌이다.

신혼초에는 아내와 같이 백화점에 들리면 다투는 일이 간혹 있었다. 무슨 물건을 사러 가는데 아내는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이 가게 저 가게를 기웃거린다. 어떤 물건을 사러 왔으면 그것만 사가지고 나오면 될 일을 그 물건을 찾는 것 같지는 않고 왜 다른 것들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건지 짜증이 났다. 아내의 가방과 외투를 들고 백화점 밖으로 나와서 의자에 앉아 있노라면 여기저기서 자기 여인의 가방을 들고 기다리는 남자들이 보였다. 사러 온 물건만 사가지고 가면 될텐데 하면서 애꿎은 가방만 뚫어지게 보면서 말이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아내가 찾는다. 물건이 마음에 드는데 한번 와서 보라고 한다. 가서 보면 영 딴 것을 들고 마음에 드냐고 묻는다. 그걸 사러 온 것도 아닌데 지금 그걸 왜 보고 있냐고 하면 아내가 그런다. 친척 생일이 이제 두세달 남았는데 선물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결국은 스웨터 하나만 딸랑 사들고 백화점을 나왔다. 선물을 드릴 것이라고 하니 사고 싶은 물건은 사지고 못하고 나왔다고 투덜댈 수도 없었던 것이다. 또 한번 생각이 모자랐던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며칠 전, 청년들과 함께 산에 올라가서 마음을 수양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멀쩡하게 생긴 청년들이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는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부모님이 이혼하고 외톨이가 되어 혼자 어려운 역경을 경험하고 있는 청년, 우울증에 빠져 삶을 포기하려고 했던 학생, 본인의 삶의 존재가 무의미해서 인생을 끝내려고 했던 학생말을 듣고 있노라니, 나만의 일들만 바라보고 달려왔던 세월을 깊이 반성하게 되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우리 주위에는 우리 자녀뿐만 아니라 돌봐야 할 남의 자녀들도 많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녀들이 정말 너무나 많아졌다. 세상이 발전하면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 내면에는 형언할 수 없는 외로움과 갈등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내 코가 석자인데 누굴 돌아봐” 하면서 매일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간다.

그러나 쉼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주위를 돌아보는 눈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또한 자녀들에게도 주위를 돌아보는 눈과 마음을 갖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런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질 때 자신의 내면세계가 더욱 여유러워지고 풍요롭게 되는 것이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물질이 없어지면 사라지지만 마음의 풍요로움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내와 물건을 사러 가면, 투덜거리지 않고 이것도 보고 저기도 둘러본다. 이것은 누구에게 좋을까 저것은 누구에게 좋을까 하면서 말이다. 같이 있어서 좋고 주위를 돌아보니 즐겁다. 그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물건을 사들고 나오면서 백화점 앞에서 자기 여인의 가방을 들고 벤치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면서 빙긋이 웃는다. “나도 저랬었는데” 하면서...

▷문의: 703-255-5555, 703-909-9780(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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