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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올 뉴 랭글러’의 ‘선택하는’ 풀타임 4륜구동, “그래야 지프지“

[OSEN] 기사입력 2018/09/04 18:38

[OSEN=강희수 기자] 드디어 ‘랭글러’에도 ‘올 뉴’가 붙었다. 무려 11년이 걸렸지만 시간이 오랜 만큼 변화의 폭도 컸다. 물론 하나도 바뀌지 않은 것도 있다. “설령 그 곳이 길이 아닐지라도, 모든 길을 정복할 수 있다”는 지프의 정신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지난 달 말, 강원도 평창의 흥정계곡에 차려진 ‘올 뉴 랭글러’ 시승 캠프는 흡사 전장의 야전 사령부 같았다. 어차피 ‘지프’의 시작 자체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이다. 전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지프, 그 중에서도 SUV 개념의 창시자인 ‘랭글러’가 평창의 흥정계곡에 ‘야전 사령부’를 설치 한들 뭐가 어색하리요.

세계 전쟁의 포화를 함께 했을 윌리스 MA/MB(1941~1944)가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다. 그 뒤를 열병하듯, 세븐 슬롯 그릴을 최초 적용한 CJ, 랭글러라는 이름을 처음 얻게 된 ‘YJ’, 랭글러 루비콘의 시작을 알린 ‘TJ’, 가장 성공적인 랭글러 모델로 꼽히는 ‘JK’가 위풍당당 서 있다.

2007년 JK가 선보인 해로부터 11년 뒤, ‘올 뉴 랭글러’는 후세인들에게 프로젝트명인 ‘JL’라는 이름으로 불릴 공산이 크다. 그래야 더 랭글러 답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이다. 국내에는 4도어 가솔린 모델인 ‘올 뉴 랭글러 스포츠’, ‘올 뉴 랭글러 루비콘’, ‘올 뉴 랭글러 루비콘 하이’, ‘올 뉴 랭글러 사하라’ 네 가지 트림이 먼저 들어온다.

이들은 공히 2.0리터 터보차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종전 모델에 실린 3.6리터 V6 자연흡기 심장이 세태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모양이다. ‘3.6’라는 숫자에 꽂힌 이들로부턴 탄식이 흘러나올 법하다. 하지만 2.0 터보차저로 얻는 것들이 더 많다. 최대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은 3.6 V6 시절의 284마력, 35.4kg.m에 비해 모자람이 없다.

‘기름 먹는 하마’이던 연비는 6.6km/l에서 8.2~9.0km/l로 개과천선했다. 단지 다운사이징 엔진만으로 얻은 수확은 아니다. 최첨단 냉각 기술을 도입하고 공기역학에 기반해 윈드 쉴드의 각도를 조정했다. 종합적으로 얻은 부수익은 사하라 모델 기준 연료 효율성이 최대 36% 개선 됐다. 아낀 기름값으로 소형차 한 대는 거뜬히 살 수 있겠다.

다운사이징 결정은 온-로드에서의 적응력을 대폭 높였다. 종전 ‘JK’의 오프로드 성능을 탓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마찬가지로 온로드 성능을 칭찬하는 이 또한 없었다. ‘올 뉴 랭글러’는 모르긴 몰라도 온로드 성능까지 칭찬하는 이들이 나올 것 같다. 이미 2018년에 사는 도시민은 오프로드에 도달하기까지 몇 백배 더 많은 온로드를 거쳐야 한다.

‘올 뉴 랭글러’의 상품 설명서에는 ‘오프로드를 즐기는 남성뿐 아니라 데일리카로 사용하는 여성에게도 적합해졌다’는 문구가 나온다. 전후방 센서를 가동한 주차보조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옆좌석 열선시트, 열선내장 가죽 스티어링휠, 리모트 스타트 시스템, 애플카플레이&안드로이드오토 같은 75개의 안전사양들은 분명 오프로더를 위한 배려는 아니다. 도심에서 일상을 즐기지만 자연의 숨결을 동경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 있는 신종족을 위한 배려다. 

11년을 기다렸지만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항목도 있다. 언덕과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개척정신이다. 지프 브랜드를 수입하는 FCA코리아가 출시 행사장을 흥정계곡으로 선택한 이유도 ‘달라지지 않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였다. 아이러니다.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면서 가장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신차 발표장에서 강조하고자 했다. 지프이기 때문에, 랭글러이기 때문에 가능한 그림이다.

지프가 자랑하는 4x4 시스템은 더욱 강력해졌다. 종전 루비콘 모델에 장착 된 락-트랙(Rock-Trac) HD 풀타임 4x4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셀렉-트랙(Selec-Trac) 풀타임 4x4 시스템을 새로 실었다. 

말이 어렵다. 당연히 풀타임 사륜구동인데, 이를 좀더 상황에 맞게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했다는 의미다. ‘올 뉴 랭글러’의 기어봉 옆에는 또 다른 기어봉처럼 생긴 트랜스퍼 레버가 하나 더 달려 있다. 이 레버로 2륜구동, 4륜자동, 4륜파트타임, 4륜로우를 선택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 일상에서는 주행성 좋은 2륜구동으로, 안정성이 필요할 때나 비포장 도로 정도는 4륜자동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이 정도 대비만으로 계곡을 타고 내려올 수는 없다. 흔한 SUV의 풀타임 사륜구동은 계곡이 아니라 비포장 도로용이라고 하는 게 적당하다. 물과 바위가 가득한, ‘길이 아닌 길’을 가는 데는 좀더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다.

자동변속기가 도입 되기 전, 덩치 큰 트럭의 후진 기어를 넣는 정도의 힘으로 트랜스퍼 레버를 젖히니 ‘4륜로우’가 선택이 된다. 루비콘 모델에는 앞 축의 스웨이바를 분리하는 버튼도 있어 이 기능조차 활성화 시켰다. 모니터에는 스웨이 바가 분리 되고 프런트와 리어 액슬의 잠금 상태가 표시 된다. 이제는 어떤 험로에서도 4바퀴가 각자도생한다. 

조심스럽게 차를 계곡으로 몰았다. ‘몰았다’기보다는 ‘집어넣었’다. 이 코너의 이름은 ‘락 크롤링’. 계곡물이 흐르는 바위 사이를 꾸물꾸물 뚫고 나갔다. 바위 끝을 미끄러지듯 지나, 첨벙하는 소리와 함께 차체가 물구덩이로 떨어진다. 물보라가 높이 치솟는다. ‘첨벙’ 후엔 또 다시 ‘꿈틀꿈틀’ 나아간다. 결코 멈추지 않았고, 바퀴도 헛돌지 않았다. 올 뉴 랭글러의 도강 능력은 성인의 허벅지 높이인 76cm나 된다.

‘락 크롤링’에 비하면 산길 주행은 그냥 개발시대 비포장 도로다. 하마터면 과속도 할 뻔했다.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는 ‘업힐 코스’, 그 길을 다시 내려오는 ‘다운힐 코스’도 락 크롤링 앞에서는 별 감흥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락 크롤링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오프로더’의 기준으로 삼아야겠다. 

‘자연인’의 특권인 ‘개방’은 쉽고 간편해졌다. 4개의 볼트만 제거하면 윈드쉴드를 젖힐 수 있어 오픈-에어링 4x4 SUV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하드 탑과 소프트 탑도 사용이 쉽게 개선 됐다.

달라진 것과 달라질 수 없는 것, 흥정계곡의 ‘랭글러 밸리’는 헤리티지와 진화가 공존하는 지프 정신의 교차로였다. 

‘올 뉴 랭글러’의 가격은 스포츠 모델이 4,940만 원, 루비콘 모델이 5,740만 원, 루비콘 모델에 가죽 버켓 시트를 더한 루비콘 하이 모델이 5,840만 원 그리고 사하라 모델이 6,140만 원이다.(5년 소모성 부품 무상 교환 프로그램 및 부가세 포함) /100c@osen.co.kr 

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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