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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마동석 촬영 멈추고, 리메이크 백지화...코로나 타개책 안보이는 영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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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10/28 20:50

28일 ‘2020 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토론회’ 열려
영화수입배급사협회?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주최



코로나19 속 영화계 현황을 나눈 '2020 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토론회'가 영화수입배급사협회?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이 주최해 28일 서울 아트나인 극장에서 열렸다. 나원정 기자





“콜롬비아 분량을 40% 정도 찍었을 때 콜롬비아 국가 봉쇄가 시작되면서 (촬영팀) 70명이 도망치듯 귀국했다. 평소 왕복 200만원 비행기 표를 편도 400만~1000만원 주고 다 따로 구해야 했다.”
송중기 주연 영화 ‘보고타’가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겪은 일이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이정세 영화사업본부장은 “이병헌 감독, 박서준 주연 영화 ‘드림’도 국내 촬영을 다 끝내고도 해외 촬영을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동석 주연 영화 ‘범죄도시 2’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도 “지난 3월 베트남으로 배우?스태프들이 출국해 크랭크인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먼저 확산한) 한국이 기피국가가 돼버렸다. 당장 출국하지 않으면 3주 뒤엔 격리된다, 촬영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가 돌아 급히 한국으로 도망쳐 나왔고, 촬영 일정이 엉망이 됐다”고 했다.

코로나19 속 영화 135편 피해금액 329억원
이는 모두 28일 영화수입배급사협회와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이 주최한 ‘2020 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토론회’에서 공개된 영화 현장의 코로나19 피해 사례다. 지난해 대비 영화관객수가 70% 이상 급감한 위기감 탓일까.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 극장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엔 패널로 나선 이정세 본부장, 장원석 대표,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 권지원 대표,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담당, 수입?배급사 그린나래미디어 유현택 대표와 ‘기생충’ 제작자 곽신애(바른손E&A) 대표, ‘신과함께’의 원동연(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영화감독 정윤철 등 영화계 관계자 120여명이 참여했다.

영화계의 가장 큰 고민은 촬영 및 개봉 지연 등으로 인한 추가비용이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관객 급감으로 이미 손익분기점 도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영화사의 손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영화진흥위원회 김현수 정책사업본부장은 이날 발제에서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제작?개봉 진행 등이 파악된 한국영화 119편, 해외영화 16편 등 총 135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추가 집행된 비용이 이미 329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추가 비용 대부분은 한국영화의 프리 프러덕션(34억원), 프로덕션(73억원), 포스트 프로덕션(72억원) 등 실질적인 제작 단계에서 발생했다. 국내외 야외 촬영이 취소되면서 추가 세트 제작, 스튜디오 임대, 컴퓨터그래픽(CG)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검사?방역, 촬영 지연 등으로 인해 배우?스태프 인건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개봉 연기로 인해 홍보?마케팅 비용뿐 아니라 후반 작업 기간 연장으로 인한 추가 금액도 발생했다.


할리우드 휘청하며 글로벌 리메이크 백지화



28일 '2020 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토론회'엔 120여명 영화계 관계자가 장내를 가득 메웠다. [사진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기생충’ ‘부산행’ 등 한국영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해외 영화사와 손잡고 진행해온 프로젝트가 중단되기도 했다. BA엔터테인먼트, 영화사 필름몬스터가 할리우드 영화사 워너브러더스 한국지사와 준비해온 할리우드 영화 ‘인턴’ 한국판 리메이크는 원작에서 앤 헤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가 맡은 주연의 한국 배우 캐스팅이 끝난 상황에서 돌연 중단됐다.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워너브라더스 본사가 수백명을 정리해고하고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의 한국영화 투자?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멀쩡히 약속한 영화가 못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국내 투자?배급사도 신작 기획이 전면 중단된 것은 마찬가지다. 대작들이 대거 개봉을 연기해 이미 완성하고도 개봉 못한 라인업이 내년까지 가득 차있어서다. 자금 순환도 어렵고 여유 자금도 없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여름 대작들이 몰리며 지난 8월 반짝 회복됐던 관객 수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폭락한 상황이다. 극장가가 얼어붙으면서 ‘사냥의 시간’ ‘콜’ 등 기대작의 넷플릭스(OTT 플랫폼) 직행도 잇따르는 터다. 극장들은 볼 영화가 있어야 관객도 든다며 신작 개봉을 호소하고 있지만 영화사들로선 손해 가능성을 감수하며 개봉을 감행하는 것이 부담된다는 입장이다. 하정우 주연 영화 ‘보스턴 1947’처럼 총제작비가 200억원에 육박하는 영화들은 관객수가 쪼그라든 극장가에 개봉할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장원석 대표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엔 개봉 절대 할 수 없다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백신, 치료제 나오기 전엔 대작 개봉 못해"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극장 역시 고사 직전에 놓인 바다. 올 상반기 영업 손실이 2000억이 넘어선 CGV는 지난 26일부터 영화값을 최대 2000원 인상하고 대학로, 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 등 7개 지점 영업중단을 시작으로 3년 내 전국 상영관의 30%를 감축한다고 밝혔다. KT&G는 사회공헌 일환으로 운영해온 홍대입구 영화관 상상마당과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 안재홍 주연의 ‘족구왕’ 등을 배급해온 영화사업부문을 폐지한다고 알려지면서 영화계 안팎에서 ‘#상상마당 시네마를 지켜주세요’란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29일 KT&G측은 “상상마당 시네마 운영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며 재정비하여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 자리에선 “(OTT에 맞서) 극장에 콘텐트가 계속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극장입장료에 대한 부율(영화사와 극장이 나눠갖는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권지원 대표) “와이드릴리즈 방식으로 (수익을) 빨리 뽑아먹는 (독과점) 개봉방식에 있어서도 체질개선이 필요하다”(정윤철 감독) 등 생존 방안이 제시됐지만 뾰족한 타개책은 나오지 못했다.

원동연 대표는 “자기 영화를 극장에서 걸고 싶지 않은 제작사가 어디 있겠느냐”며 “100% 다 극장에서 걸고 싶은데 흥행 여력이 없는 제작사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극장에 걸라고 요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진위 김현수 본부장은 “9월에 포스트코로나 영화정책 추진단을 구성했고, 11월 중순까지 (코로나19 어려움 속) 정책 안건을 뽑기 위해 힘들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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