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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개학'에 '조부모 찬스' 한계…맞벌이들 "학원 보내야 하나"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3/31 19:19



지난달 2일 오전 경기도 고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교실 선생님이 학생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 2학년 딸을 키우는 신모(39?서울 은평구)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또 한 차례 연기됐다는 소식을 듣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지난달 2일 개학이 연기된 후 시어머니가 집에 와 아이를 돌봐주고 있지만, 휴업이 길어지면서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한 달 가까이 아이를 돌보던 시어머니는 최근 “이러다 내가 병 나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이씨는 “당장 다음 주부터 등교할 때까지 아이 맡길 곳을 찾아야 해 난감하다”며 “정 안되면 긴급돌봄이나 학원에 보내야 할 것 같은데, 감염이 우려돼 선뜻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돌봄공백 위기에 놓인 맞벌이 부부가 늘고있다. 초?중?고 개학이 한 차례 더 연기되고, 어린이집?유치원은 개원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하면서 학부모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초?중?고는 이달 중 개학을 하지만, 온라인 수업을 하는 '재택 개학'이라 가정에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초·중·고교 개학 방안 및 대학수학능력시험시행 기본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교육부가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온라인 개학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이달 9에는 중3?고3이 먼저 수업을 시작하고, 16일에는 중?고 1~2학년과 초등 4~6학년, 20일에는 초등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다. 어린이집?유치원은 유아의 특성상 온라인 수업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번 방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감염병 확산 우려로 등교개학을 하지 않는 데 공감하면서도 집에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현실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직장에 다니며 초3 자녀를 키우는 장모(40?서울 노원구)씨는 “아이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부부가 휴가를 번갈아 쓰며 돌봤는데, 이제는 연차도 얼마 없고 회사 눈치도 보인다”며 “등교할 때까지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온라인 개학에 따라 부모가 학습지도까지 해야 하는 상황도 부담이다. 중?고생과 달리 초등학생은 아이 혼자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거나 온라인 수업을 듣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초3 자녀를 둔 김모(38?서울 송파구)씨는 “맞벌이라 친정어머니가 아이를 봐주고 있지만, 공부까지 도와주지는 못한다”며 “일?살림?돌봄도 모자라 자녀 학습까지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너무 버겁다”고 털어놨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지난달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노은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 운영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주먹구구식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5살 딸을 키우는 이모(38?서울 은평구)씨는 “정부가 처음부터 개학 연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알려줬으면 육아 휴직을 했을 것”이라며 “1~2주씩 찔끔찔끔 개학을 연기해 맞벌이 부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휴업이 장기화하면서 정부에서 제공하는 긴급돌봄 참여율도 높아졌다. 1차 긴급돌봄 참여율은 40% 미만이었지만, 2차 개학연기 기간에는 70% 이상이 참여했다. 서울은 지난달 30일 기준 초등학생은 전체 신청자의 63.5%, 유치원은 전체 신청자의 75.1%가 긴급돌봄을 이용했다. 하지만 감염 등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아 신청률은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자녀를 맡길 곳 없는 학부모들은 "사교육에라도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장씨는 “아이가 온종일 집에만 있으니 부모도 지치고, 아이도 답답해한다”며 “돌봄?학업공백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건 학원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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