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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 특명…필리핀의 '조던'을 넘어라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LA중앙일보] 발행 2018/08/23 스포츠 2면 기사입력 2018/08/22 19:40

아시안게임 출전한 NBA 대스타
1m96㎝ㆍ연봉 1250만달러 클락슨
허재 감독 "8강전 대비 수비 보강"

조던 클락슨(필리핀)이 21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가운데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본사 전송]

조던 클락슨(필리핀)이 21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가운데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본사 전송]

"6번 조던 클락슨."

21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중국-필리핀 경기가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바스켓홀. 장내 아나운서가 필리핀 대표팀 클락슨(26.1m96㎝)을 소개하자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필리핀 '조던'이 첫선을 보이는 날, 파란색 필리핀 저지를 입은 팬들은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필리핀에서 농구는 국기나 다름없다.

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활약 중인 클락슨의 일거수일투족은 이번 대회 최고 관심사다. 이날 경기장엔 만원 관중(2920석)이 들어찼다. 클락슨의 경기를 보기 위해 다른 나라 선수들도 경기장을 찾았다.

허재 감독을 포함한 한국 선수단도 경기장에서 클락슨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관계자도 많았다. 미처 티켓을 구하지 못한 필리핀 팬들은 경기장 출입구에 모여 태블릿 PC로 중계를 지켜봤다.

클락슨은 지난 시즌(2017~18시즌) NBA 81경기에 출전해 평균 13.9점, 2.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4~15시즌 데뷔해 4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꾸준한 활약이 돋보인다.

연봉은 1250만달러(약142억원)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다. 주급을 받는 한국 축구 대표팀 손흥민(26.토트넘 핫스퍼)의 추정 연봉은 442만 파운드(약64억원) 정도다.

플로리다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클락슨은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아버지가 미국인, 어머니는 필리핀 출신이다. 필리핀은 2011년부터 클락슨을 대표팀에 선발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냈지만 그동안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클락슨의 필리핀 국가대표 데뷔전이다.

클락슨의 필리핀 대표팀 합류는 개막 직전까지 불투명했다.

NBA는 소속 선수의 국제 대회 참가 범위를 올림픽ㆍ월드컵ㆍ대륙선수권 본선과 예선으로 한정해 왔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까지 나서 NBA를 설득한 끝에 지난 15일 클락슨의 아시안게임 출전이 전격 성사됐다.

클락슨은 이 소식을 듣고 다음 날 자카르타에 도착했다. 필리핀은 그를 개회식 입장행렬의 기수로 내세웠다. 클락슨은 "경험을 쌓기 위해 자카르타에 온 것이 아니다. 매 경기 승리하기 위해 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클락슨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춘 슈팅가드다. 정확한 외곽슛과 빠른 돌파 모두 아시아 수준을 넘었다. 21일 중국전에 선발 출장한 클락슨은 전반에 3점 슛 7개를 시도했지만 1개만 성공했다.

NBA 휴스턴 로킷츠에서 뛰는 중국 센터 저우치(2m16㎝)에게 막혀 골밑 돌파도 여의치 않았다.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져 보였다.

하지만 3쿼터 들어 슛이 살아나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을 5점 차로 뒤졌던 필리핀은 4쿼터 3분 여를 남기고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장은 필리핀 관중의 함성으로 뒤덮였고 분위기가 필리핀 쪽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경기 막판 클락슨이 발목 부상으로 잠시 물러난 사이 중국이 반격했고 결국 82-80으로 중국이 승리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클락슨이 경기 막판 빠지지 않았더라면 필리핀이 이길 수도 있던 경기"라고 평가했다.

클락슨은 이날 28득점 8리바운드.4어시스트를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진 못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남자농구에서 7차례나 우승한 중국을 벼랑 끝까지 몰아세웠다.

경기가 끝난 뒤 필리핀 팬들도 클락슨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클락슨은 경기를 마친 뒤 중국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NBA 출신 야오밍 중국농구협회 회장과는 진한 포옹을 나눴다.

필리핀은 지난달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예선에서 호주와 난투극을 벌여 선수 10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아시안게임 참가를 포기했지만 뒤늦게 대표팀을 급조해 출전하게 됐다.

조직력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봤지만 예선 두 경기에선 빈틈을 찾기 어려웠다.

클락슨도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무리 없이 팀플레이에 녹아들었다.

한국은 8강전에서 필리핀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클락슨을 지켜본 허재 대표팀 감독은 "클락슨 한명 때문에 팀 전체 플레이가 사는 것 같다. 확실히 NBA 선수는 NBA 선수다"라며 "며칠 남은 기간 클락슨을 막기 위해 수비 보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의 결승 상대인 중국에는 2m29㎝의 센터 야오밍이 있었다.

야오밍은 당시 NBA 휴스턴 입단을 앞두고 있었다. 넘기 힘든 존재로 여겨졌지만 한국은 결승전에서 끈질긴 협력 수비를 통해 야오밍을 봉쇄하는 데 성공했다.

결국 연장 접전 끝에 102-100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김승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필리핀은 클락슨 의존도가 높다. 그가 아무리 60득점을 해도 나머지 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하면 진다. 중국전이 그랬다"며 "우리에겐 호재가 될 수 있다. 협력 수비로 클락슨 방어에 신경쓰면 된다. 농구는 5명이 하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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