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Clear
57.4°

2018.11.12(MON)

Follow Us

“재범 막게 생계형 초범 따로 수용 … 일 끝나면 교도소로 퇴근”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2 08:05

박상기 법무부 장관 인터뷰
“교도소가 범죄스쿨” 지적 수용
수감시설·사회 중간 형태로 운영
115%인 과밀수용 80%로 줄일 것

2018 교도소 실태보고서 ⑦·끝
중앙일보는 지난 5월부터 ‘2018 대한민국 교도소 실태보고서’를 6회에 걸쳐 연재 보도했다. 특별취재팀이 점검한 전국 교도소·구치소의 담장 안 현실은 심각했다. 범죄의 고리를 끊기 위한 노력과 희망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수용자 여러 명이 한방을 쓰는 혼거가 일상화하면서 서로 범죄 스킬을 공유해 더 큰 범죄자가 되는 사례도 많았다. 5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박상기(66) 법무부 장관은 가석방을 확대하고 개방형 교도소를 늘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 교수 출신으로 형사정책연구원장을 지낸 박 장관은 교정행정에도 관심이 많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교도소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우리 사회가 범죄자를 수용하지 않으면 범죄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비용은 더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Q : 국내 교정시설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A : “과밀 수용이다. 일반 교도소, 구치소는 물론이고 소년원까지도 과밀 상태다. 정원 대비 30% 더 많은 인원이 수용된 곳도 있다. 전국 52곳 시설 평균 수용률이 114~115%다. 헌법재판소가 이를 위헌이라고 했고 작년과 올해 법원에서도 재소자들에게 과밀 수용으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Q : 어떤 해결 방안이 있나.

A : “교정시설의 적정 수용률을 80%로 보고 있다. 일본은 현재 60%다. 예를 들어 정원 5명인 승용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보자. 5명이 빡빡하게 타면 힘들다. 교도소도 마찬가지다. 가석방을 늘리고 노후한 시설을 현대화하면서 부족한 만큼 새로운 시설을 더 지어야 한다. 거창구치소, 경기북부(가칭) 구치소, 의료전담교도소, 민영소년원 등을 신축하려 하고 있다.”


Q : 취재 결과 징역 3년 미만의 단기수형수와 생계형 경범죄자들이 교정 사각지대에 방치돼있었다.

A : “공감을 많이 했다. 경범죄를 지었거나, 초범인데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거나, 재범의 가능성이 크지 않은 사람들을 따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을 따로 모아 전담 개방교도소를 하나 만들려고 한다. 비교적 범죄 초기인 이들을 단순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교도소와 사회의 중간 형태의 환경에서 교화하는 게 재범 방지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Q : 경범죄 전문 교도소는 최초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운영할 수 있는 건가.

A : “개방과 자율이 핵심 키워드다. 재범 가능성이 크지 않은 수용자들을 개방적인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생활토록 해 스스로 범죄와 단절할 수 있도록 돕는 교도소를 운영하는 것이다. 수감 기간 중 사회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고 퇴근 후엔 교도소로 돌아와 숙박을 해결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직업훈련도 현대사회에 맞게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다. 교도소 설계와 디자인부터 다르게 하려고 한다. 높은 담, 철조망을 치는 구조가 아니다.”


Q : 새로 지을 계획인가.

A : “신축 건립을 할지, 기존 시설을 활용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조기 추진하려면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방안이 더 유력할 수 있다.”


Q : 교도소 신축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많은데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A : “교도소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교도소가 잘 작동해야 범죄에 대한 두려움,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재소자의 97%는 다시 사회로 돌아온다. 낙후된 교정시설이 개선되지 않으면 그 안에서 제대로 된 교화가 이뤄질 수 없다. 또 새로운 교정시설이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알리려고 한다.”


Q : 교도관들도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A : “범죄자를 상대해야 하는데 여기에 열악한 시설이 더해지면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올해만 15명의 교도관이 사망(자살 포함)했다. 국민과 끊임없이 대화하겠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 의원들도 도와주셔야 한다.”

이날 박 장관은 교정행정 이외에도 몰래카메라, 난민, 법무부의 탈검찰화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천안개방교도소엔 살인 등 강력범죄자 200여 명이 수감돼있다. 수용자 거실(위)에는 일반 교도소에서 볼 수 없는 2층 침대가 있다. 체력단련장에선 기구를 이용해 운동할 수 있다. [사진 천안개방교도소]


Q : 몰래카메라 문제로 대규모 여성 시위가 일어났고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A : “성범죄 관련해서 가장 심각한 것은 불법 영상물 유포 행위다. 유포되는 순간 여성들의 삶이 파괴된다. 법에는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이런 범죄에 벌금형을 구형하는 건 옳지 않다. 징역형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대검에 불법 영상물 유포 행위에 대해선 가능한 법정 최고형 구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Q :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하면서 ‘비동의 간음죄’를 신설하자는 의견이 있다.

A : “성폭력 범죄의 인정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다만 비동의 간음죄(동의 없는 성관계는 처벌)의 경우 입증의 문제 등 여러 가지 고려할 게 있다. 일단 해외 사례는 다 조사했다. 여성들의 고통은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심층 연구하고 있다.”


Q : 취임 후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추진했는데.

A :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자평한다. 과거엔 ‘법무부를 검찰이 점령하고 있다’ 는 표현이 있었다. 지금은 법무부 7개 실국본부중 검사장 직책은 기조실장과 검찰국장 두 개다. 검사장 숫자도 계속 줄였다. 탈검찰화는 법무행정의 전문화, 지속성을 위해 필요하다. 검찰 중심이었던 법무부를 출입국·외국인 정책, 인권, 교정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다하는 곳으로 만들겠다.


Q : 하지만 현 정부에서 검찰이 비대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A : “적폐청산 수사가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기무사 계엄령 문건 문제가 터졌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수사 인력이) 늘어난 것이지 상시적인 상황은 아니다. 마무리하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Q : 정기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A : “공수처는 필요하다. 요즘 문제가 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같은 사건도 공수처에서 수사할 수 있는 대상 사건이다. 검찰도 부담을 덜 수 있고 공정성도 담보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공수처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선 개방적으로 수용할 생각을 하고 있다.”


Q : 제주도의 예멘 난민 심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 : “10월 안에 심사가 끝난다. 난민에 대한 국제적 의무가 있다. 협약과 법에 따라 엄격히 심사하고 받아들일 사람은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으면 송환할 생각이다. 온정적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아니다.”

◆개방교도소
일반 교도소와 달리 다양한 사회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핀란드에선 전체 재소자의 3분의 1이 개방교도소에서 생활한다. 한국엔 1988년에 지은 천안개방교도소가 유일하다. 살인 등 중범죄자 중 모범수들이 주로 수감돼있다.


김원배 사회팀장, 윤호진 기자 kim.wonbae@joongang.co.kr


오늘의 핫이슈

Branded Content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