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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친구 업고 소풍갔던 '소년 문재인'…발달장애 대책발표때 눈물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2 00:49

문재인 대통령이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을 발표한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및 초청 간담회'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20180912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개최한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및 간담회에서 “부모님들은 발달장애인의 처지를 호소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빌기도 하고, 머리를 깎기도 하고, 삼보일배도 하고 그랬다”며 “그런 아픈 환경에서 우리 사회가 한 번이라도 따뜻하게 마음을 보여준 게 있는지, 그런 반성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4월 2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발달장애인 부모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소속 회원들과 장애인들이 4월 30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달장애는 선천적 또는 대뇌 손상 등으로 지능 및 운동, 언어, 감각 기관, 학습장애 등이 발생한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2014년 4월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돼 2015년 11월 시행되기 전까지는 맞춤형 복지가 불가능했다. 법제정 이후에도 별도 대책이 나오지 않자 발달장애 부모들은 ‘발달장애국가책임제’ 도입을 요구했다. 209명의 삭발식에 이어 2500여 명의 삼보일배도 있었다.


지난해 9월에는 발달장애 부모들이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무산 위기를 맞아 공개 토론회에서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일도 있었다. 결국 이곳이 지역구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서울시교육청과 “특수학교를 짓되 새 부지가 나오면 한방병원 건립에 협조한다”는 조건에 합의했다. 2013년 교육청이 특수학교 부지로 결정한 땅에 한방병원을 짓겠다는 계획은 김 의원의 총선 공약이었다. 해당 합의를 놓고 당내에서도 “장애인 시설 설립의 대가를 받은 나쁜 선례”라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손동호 강서특수학교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강서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합의문 발표식에서 서명한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저도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는 게 기여를 좀 했다”며 “2012년 대선 때 공약하기도 했고, 국회의원 할 때 우리당 의원들에게 그 법이 꼭 통과되도록 독려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달장애인법이 만들어지고 난 이후에도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종합적인 정책들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발달장애인들도 차별받지 않고 배제되지 않고 비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포용국가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발달장애인 작가 작품 설명 듣는 문 대통령 내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및 초청 간담회'에 앞서 발달장애인 작가로 구성된 빛된소리 글로벌 예술협회의 지적장애 3급 박혜신 작가의 작품을 박 작가와 그의 어머니의 설명을 들으며 감상하고 있다. 2018.9.12.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법 제정 이후에도 예산을 제대로 책정하지 않아 유명무실한 법이었다”며 “이날 발표한 대책은 문 대통령이 이미 발표한 치매 국가책임제와 같은 취지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생애 주기에 맞춘 복지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교육부가 함께 마련했다. 보육과 교육, 취업 등에 이르는 생애 주기를 염두에 둔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다. 대책에는 발달장애 정밀검사 지원 대상 확대와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과 유치원 신설을 비롯해 직업재활센터 확대 등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영유아기에 일찍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진단 결과에 따라 조기에 치료를 받게 하고 그 다음에 보육, 교육, 돌봄, 직업 훈련, 취업, 경력 관리 등 전생애주기에 맞춰서 필요한 돌봄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도 (발달장애 지원) 예산안을 3배 이상 더 크게 확대해서 편성했다. 국회에서도 협조를 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오늘이 시작이라고 봐달라. 앞으로 발달장애인도, 가족도 함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가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경남고 1학년 시절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등에 업고 소풍을 갔던 일화가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같은 반 친구 50명이 한 명씩 돌아가며 그 친구를 업어줬다고 한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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