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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 카드론 3조 늘고 중소기업 대출 연체 증가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1 08:08

생활비 급한데 은행 대출은 막혀
상반기 카드대출 21조, 17% 급증
“금리 높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서울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49)씨는 최근 카드론(장기 카드대출)으로 500만원을 빌렸다. 아들의 2학기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7~8월 폭염으로 식당 영업이 부진했던 데다 은행권 대출은 한도를 꽉 채워 받은 상태라 추가로 돈을 빌리기 어려웠다. 박씨는 “카드론이 금리도 높고, 자주 쓰면 개인 신용에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며 박씨처럼 카드론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11일 카드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카드 등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상반기 카드론 취급액은 20조850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해 상반기(17조8630억원)보다 16.7%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카드론 취급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8%(485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 상반기의 급증세가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다.

경기 둔화의 여파로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생활비나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카드론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은행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 효과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연이은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결정으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카드사가 대출을 늘린 것도 카드론이 증가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8개 전업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9%(4524억원) 감소했다.

문제는 이미 한계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서민들의 부담이 더 커지는 데 있다. 카드론은 상대적으로 고금리 상품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카드론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14~15% 수준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 7월 평균 은행권 가계신용대출 금리 4.42%의 3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은행권에서 더 이상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이들이 생활비나 병원비 등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카드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금리가 은행권과 비교하면 높지만 연 20% 수준의 저축은행이나 대부업계와 비교하면 그나마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팍팍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은행권 대출 연체율로도 확인된다. 은행권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연체율은 7월 말 0.58%로 전달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중소기업 대출에는 자영업자 대출도 포함되지만 7월 연체율이 올라간 것은 조선·자동차 분야의 불황이 1·2차 협력업체로까지 번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가계 빚이 1500조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가계의 대출 상환 능력도 떨어지는 모양새다. 7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도 0.27%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신용대출의 연체율도 0.44%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데다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만큼 가계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때문에 금감원은 향후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 연체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1금융권 등 금리가 낮은 곳에 대한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동안 정작 가계대출은 줄어드는 대신 금리가 높은 쪽으로 자꾸 이동해 가고 있다”며 “고금리 대출이 급증하고 이들 차주의 소득 여력이 점차 약화하는 현재의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대출 규제 등 다른 정책에 앞서 경기 부양 정책을 가장 먼저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연·정용환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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