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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가 손 뗀 쌍용차 빨간불…"구조조정 급물살 탈 듯"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4/05 00:11



쌍용차 평택공장. 중앙포토





쌍용차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당초 약속한 투자를 거부하며, 외부 수혈 없는 독자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올해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신차를 내놓지 못하는 등 사업 부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마힌드라의 투자마저 무산되며, 쌍용차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쌍용차는 5일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자금지원 차질에도 현재 미래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마힌드라는 특별이사회를 열어 쌍용차에 투입하기로 한 2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지난 1월 방한한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전제로 이동걸 산업은행 총재에게 쌍용차에 대한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흑자전환을 하겠다고 했지만, 시작도 못 하게 된 셈이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에 5225억원(지분 72.85%)을 투자했으며, 이후 두 차례의 유상증자(1300억원)를 통해 지분을 74.65%까지 늘렸다.



쌍용차는 최근 기존 차량의 편의사양과 첨단 안전사양을 강화한 '리스펙(RE:SPEC) 코란도·티볼리를 출시하는 등 시장성 강화에 애를 쓰고 있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 쌍용자동차






마힌드라는 투자 보류 이유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현재 현금흐름과 예상 현금흐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했다. 단, 운영자금을 위해 3개월간 4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쌍용차는 "400억원 자금과 신규투자 유치를 통한 재원 확보 등을 통해 (마힌드라가) 철수 의혹을 불식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업계는 "철수 여부와 상관없이 사실상 마힌드라가 손을 든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차 설비는 80년대 수준이다. 티볼리 이후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SUV에 밀리고, 최근엔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삼성의 XM3에도 밀리는 형국"이라며 "미래를 볼 때 쌍용차의 수익창출 비전이 없다는 게 (마힌드라가) 투자 의지와 여력이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쌍용차 인수 후 마힌드라는 투자를 통해 신차 3개를 내놓는 등 약속을 충실히 이행했다. 국내서 신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끈 티볼리가 그 결과"라며 "문제는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었다. 러시아서 판매 대수가 계속 빠지고, 쌍용차의 애매한 포지션으로 인해 인도 시장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오는 7월 산업은행에 단기 차입금 900억원을 갚아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6월부터 협의하기로 돼 있다. 만기 연장 요청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위기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3년째 진행형이다. 대우자동차-상하이기차-마힌드라로 주인이 계속 바뀌었고 2009년엔 76일간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사가 함께 자구노력을 해 왔지만 역부족인 현실이다. 2009년 쌍용차 평택 공장에서 파업 노동자들이 사측과 충돌하는 모습. 중앙포토






운영자금도 문제다. 마힌드라가 지원 약속한 '석 달 400억원'은 한 달 고정비도 안 될 것이란 시각이다. 이항구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한 달 고정비가 500억원 안팎이다. 직원 월급 주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쌍용차를 시작으로 외자계 3사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시기만 조금 빨라졌을 뿐 올 것이 왔다. 이제는 인수·합병도 재매각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런 상황은 르노삼성·한국GM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외자계 3사 모두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코로나19 이후) 임금 삭감이나 인원 감축 등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1999년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이후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으며, 이후 마힌드라로 대주주가 바뀌었다. 이후 2016년 티볼리 효과로 반짝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후 내리 적자를 냈다. 2019년 영업손실만 2819억원이다. 마힌드라가 사실상 손을 떼면서 20년 이상 지속한 쌍용차의 구조조정이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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