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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괌 (GUAM)은 낙원인가 천국인가?

[시애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5/15 11:48

오래된 사진첩을 들춰보다… 추억이 글이 되었습니다.

사진 속 인물 소개: 정병국/ 임영철/ 방정수/ 홍재웅/ 김영일/ 이영부/ 이덕윤/ 이영국/ 이종득/ 방용복/ 홍사경/ 강석동(필자)/ 서유석.

사진 속 인물 소개: 정병국/ 임영철/ 방정수/ 홍재웅/ 김영일/ 이영부/ 이덕윤/ 이영국/ 이종득/ 방용복/ 홍사경/ 강석동(필자)/ 서유석.

요즘은 <괌 GUAM>이란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한인들은 드물 것이다. 과연 <괌>은 어떤 곳인가?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이 아름다운 아열대지방인 괌을 관광하려고 하루에도 점보비행기가 4대에서 6대가 매일 수백 명의 관광객을 쏟아 붓고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야자수가 명사십리 백사장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비키니 아가씨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며 푸른 창공을 향해 힘차게 자유를 외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서양 관광객도, 유럽 관광객도, 더구나 동남아 관광객도 찾아보기 어렵고 오직 한국인과 일본인들만이 독차지한 천혜의 관광지다 .

이곳은 한국에서 비행기로 5시간 필리핀에서 3시간이 걸리는 곳으로 미국 땅인데 미국의 대통령 선거권은 없는 자치령으로 이곳 주민은 물론 이곳에서 출생하면 미국 시민권을 주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미국 원정출산의 원조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때라도 대통령 얼굴은 볼 수 없는 미국의 변방인 곳이다.

그러나 괌은 남태평양과 극동지역(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을 잠 안자고 올빼미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미국의 군사요충지로서, 최신 전략무기들의 전진 기지라, 북한에서 심심하면 괌이 자기네 미사일 사정거리에 있다고 허풍을 치기 때문에 우리나라 신문에 자주 이야깃거리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핵잠수함이 들락거리며, 죽음의 백조라는 비행기나, 스텔스 전투기 등이 주둔하며 핵폭탄이 근처에 보관돼 있다는 소문도 있는 곳으로 언감생심 북한에서 감히 넘볼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라는 것을 북한에서 모를 리 없는데 한국에 겁을 주기 위한 ‘성동격서’의 심리전인 것이다.

이곳은 대체로 일년 내내 해 맑은 날씨와 야자수 늘어진 해변과 원시 밀림 지대가 있어 이런 것에 생소한 한국인과 일본인들에겐 꿈의 관광지인 곳이다.

특히 한국의 체육인들의 전진 훈련기지로도 많이 애용되고, 각 회사 직원들의 단체 특별휴가, 연예인. 정치인. 사업하는 사람 등 수십 년째 인기 관광지역이기도 하다. 더구나 한국의 방송국들에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도 수없이 제작되고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을 처음 한인들이 진출할 때인 1960년도 초엔 한국에서 만든 세계지도엔 <괌>이란 섬의 표시도 없었다. 필리핀 근처의 미국땅이란 사람도 있었으며 하와이 근처라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하와이와는 거리가 먼 곳이지만 어디쯤에 있는지 잘 이해가 안되다 보니 미국땅이란 것을 강조하려고 억지로 만든 말일 것이다.

괌(GUAM)은 196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현대건설과 중앙산업이 미군의 군사기지 건설공사를 시작하게 되어 진출하게 되었다. 이 때는 근로자들이 모래주머니를 들고 뛰는 시험을 통과해야 갈 수 있는 곳으로 경쟁률이 치열했다.

서울서 처음 괌에 도착해서 비행기 문이 열리면 화끈한 열대 공기가 정신을 번쩍들게 한다. 이런 현상은 요즘도 마찬가지다.

건설현장에 투입되면 온몸에서 쉴 새 없이 흐르는 비지땀으로 온몸이 목욕을 하게 되며 일과 후 숙소에 오면 고향생각이나 가족생각은 할 틈도 없이 그냥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휴일에 들뜬 마음으로 바닷가에 가면 꿈인지 생신지 한국선 보지 못한 검푸른 바다, 맑은 백사장, 국정 교과서에서나 사진으로 나올만한 멋진 야자수와 열대우림, 바다 속엔 우리가 좋아하는 해산물들이 지천에 있었다. 아~~ 일주일간 힘들게 일해도 이런 낙원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열심히 돈을 모아 언덕 위에 하얀 집을 짓고 사는 꿈을 꾸며 파아란 하늘을 쳐다보며 두고 온 고향의 향수에 눈시울을 적시며 두 손을 불끈 지어 보았던 그 시절의 추억이 아련하다.

“해는 저어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라는 현제명 작사 작곡의 ‘고향생각’이란 노래가 이렇게 절절히 가슴을 후벼 파며 외로운 마음에 불을 지르는 노래란 것을 그 때 알았다.

이런 순하디 순한 지상낙원에 시속 1백마일 이상 되는 태풍이 몰아치고 전선이 부러져서 전기가 없는 암흑으로 변하고, 수도가 끊기고, 도로가 망가지고는 태풍을 만나거나 땅이 흔들려 길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가 바다같이 출렁이는 지진을 만나면 세상에 이런 생지옥이 어디에 또 있단 말인가?

이런 곳에서 십 수년씩 살다 미국의 사랑방인 시애틀로 오게 되니 과연 여기가 우리가 동경하던 바로 그 미국땅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한국서 형이나 누나가 어디서 가져왔는지 미국 잡지에 나오는 사진들을 보면 신기한 것 투성이였으며, 꿈을 꾸며 그리워했던 기억들이 새로웠는데 바로 그곳이 이곳이 아닌가!

괌이 낙원이었다면 시애틀은 필경 천국이리라!

태풍도 지진도 없으며 사시사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아름답고 멋진 쇼핑센터도 다니고, 수많은 금강산도, 설악산도, 기기묘묘한 등산로가 수도 없이 많은 시애틀의 산하, 거기에 아름다운 골프장들도, 각종 문화시설도, 각종 복지시설도 잘 짜여있는 곳이 시애틀이다. 더구나 인간이 인간답게 품위를 가지고 살 수 있는 곳이 시애틀이니 이곳이 바로 천국이 아니라고 감히 누가 말을 한단 말인가!

그래서 괌 출신으로 시애틀에 거주하는 동지들 모두는 살아 생전엔 천국 같은 시애틀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죽어선 하나님이 예비하신 천국에서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근심, 걱정이 마음에 파고들 틈이 없어 늘 만나면 반갑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세월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조선시대 김상헌의 시조)

1960년대 김포공항을 떠날 땐 돈 벌어서 고국에 되돌아 가리라던 굳은 마음이 세월이 하 수상하니 마음도 오락가락하게 되어 지금은 고국을 갈동 말동 하게 되었다.

We love Seattle!

전 워싱턴주 시애틀 한인회장 강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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