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Clear
80.3°

2018.11.14(WED)

Follow Us

[소년중앙] “생동감 있는 목소리 위해 다른 캐릭터까지 살펴요” 성우 김채하를 만나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27 13:01

“캐릭터 뒤의 ‘진짜 사람’에 관심”…‘신비아파트’ 두리 ‘아이엠스타’ 마린으로 활약


김보빈 학생모델(왼쪽)·김채하 성우가 제1녹음실에서 영상을 보며 대본을 확인하고 있다.

여러분은 간절히 원하던 꿈을 이룬 적 있나요. 작은 소망이어도 좋아요. 방학 계획 잘 지키기,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매일 운동하기 같은 거요. 작은 성공이 쌓이면 소중 친구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여기 산 증인이 있습니다. 벌써 8년 차 경력의 김채하 성우예요. 그는 지난 2012년 CJ E&M 공개 채용을 통해 성우로 데뷔했죠. 김 성우는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신비아파트' 속 두리를 비롯해 '아이엠스타' 마린 등으로 활약했어요.


김채하 성우(왼쪽)의 지도로 김보빈 학생모델이 성우 체험에 나섰다.

"밥을 평생 안 먹어도 배부를 것 같고, 두근대는 심장 소리가 구름 위에 떠있는 느낌이에요." 10년간 염원하던 꿈이 이뤄졌을 당시를 떠올린 김 성우는 이어 조언했습니다. "소중 독자 여러분은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겠어요. 열심히 한 기억은 장래희망으로 효율적으로 갈 수 있게 해주죠." 평소 말하는 것,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는 김보빈 학생모델이 김 성우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집에서 블루투스 마이크를 들고 노는 걸 좋아한다는 권윤경 학생기자는 몇 가지 질문을 보내왔죠.


김보빈 학생모델이 김채하 성우를 따라 포즈를 잡았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상암동 CJ E&M 스튜디오를 찾은 보빈이는 김 성우와 함께 녹음 체험도 했습니다. 그를 따라 제1녹음실로 들어가자 긴 탁자 주위로 모니터와 마이크가 각각 세 개씩 놓여 있었죠. 모니터로 캐릭터 입 모양을 확인하며 연기하는 겁니다. "한 작품을 하는 성우들이 녹음실에 한 번에 들어와요. 나란히 서서 차례에 맞춰 마이크 앞으로 나가 연기합니다. 김보빈 학생모델도 한 번 해볼래요?" 보빈이는 설레는 마음으로 김 성우 옆에 섰죠. 이어폰을 꽂고 김 성우가 내민 애니메이션 대본을 읽었어요. 김 성우의 "으악!" 소리에 맞춰 핀잔도 주고, 두 손을 위로 올린 후 힘을 짜내 강한 목소리도 내봤죠. "휴, 확실히 괜히 성우가 아니었어요. 읽고 나니 국어책 읽듯 건조해 수줍네요." 보빈이의 소감에 김 성우는 "처음엔 다 그래요"라고 위로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현장 모습과 학생기자 취재 후기는 소중 홈페이지(sojoong.joins.com)에서 확인하세요.


김채하 성우가 포즈를 취했다.

Q. 성우를 얼마나 준비했고, 꿈을 꾼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10년간 꿈꿨죠. 성우라는 직업을 안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예요. 학급서 자기 꿈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한 친구가 성우를 얘기했죠. 평소 집에서 목소리를 녹음하고 놀던 제가 막연히 꿈꾸는 게 그 일이었구나 싶었어요. 친구를 꼬셔 스탠드 마이크를 사서 목소리를 녹음했죠. 당시 쓰던 천리안이라는 통신망으로 친구와 목소리를 공유했답니다. 그 후 성우 지망생 동아리에 들었죠. 친구들과 모여 만화 더빙을 하고 편집을 하며 놀았어요. 제게 성우는 매력적인 직업이었죠.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 뒤에 진짜 사람이 있는 거잖아요. 전 그 ‘뒤의 진짜 사람’에 관심이 갔거든요. 나만 아는 사람, 계속 들으면 나만 알아챌 수 있는 목소리. 저만의 배우가 되는 셈이죠. 목소리 수집가처럼 취미로 삼다 보니 자연스레 따라 하게 된 거죠.

Q. ‘이러려고 10년 꿈꿨나’ 싶을 만큼 힘든 일은 없었나요. 반대로, 가장 기뻤던 일도 궁금해요.
A. 신인 시절엔 예쁘게 꾸민 날 진흙괴물 같은 역할을 맡으면 우울했죠. 지금이야 웃으며 말하지만요. 아무리 꾸며도 제 목소리도 화장하거나 옷 입힌 건 아니잖아요. 당장 어제 얘기를 해볼까요. 가래 끓는 여인 역할이라 ‘1000달러 킁킁킁’ 하고 5분 내내 말했죠. 마음이 싱숭생숭하지만 성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다 싶어 재밌어요. 극복할 수 있죠. 가장 기뻤던 건 첫 주연작을 맡을 당시예요. 가장 힘들기도 했죠. ‘아이엠스타’ 시리즈의 주인공 마린 역할을 맡았어요. 오디션에 도전할 때 준비도 수월했고 ‘잘할 수 있겠다’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연기를 시작하니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는 못 견디겠더라고요. 다른 캐릭터를 무조건 도우면서도 저도 빛나야 하는 캐릭터였죠. 그 감정을 완전히 이해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Q. 성우들의 직업세계에서 한 작품이 갖는 의미가 궁금해요.
A. 투니버스에서는 보통 한 작품이 끝나면 담당PD님과 감독님, 주조연 성우분들, 전속 성우들이 모여서 다들 고생했다며 회포를 풀어요. 신비아파트는 투니버스 창작 애니메이션이어서 제작자들까지 모여 화려하게 종방연(작품 관계자 등이 한 편의 작품을 마친 것에 대한 회포를 푸는 자리)을 했죠. 녹음할 때는 제공된 화면과 대본만 들고 시간에 쫓기듯 녹음과 화면 보기를 반복하는데 끝날 때 같이 모이면 ‘내가 하는 더빙이라는 작업이 있기까지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고생하는구나’ 하죠. 작품이 시작할 때는 항상 캐릭터가 어색하고, 저 같지 않죠. 캐릭터를 어떻게 살려야 진짜 움직이는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이야기가 절정에 다다르고, 많은 사건이 한 번에 해결되면 제가 맡은 캐릭터와 성우로서의 제가 함께 성장한다는 걸 느껴요.


김채하 성우가 팬이 선물한 '아이엠스타' 마린 가발을 쓰고 포즈를 취했다.

Q. 성우 목소리는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A. 목소리가 타고나야 성우가 된다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목소리가 예쁘고 연기까지 잘하면 아무래도 남들보다 더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죠. 하지만 작품을 하다 보면 워낙 다양한 성우들이 필요해요. 남들보다 표현력과 연기가 뛰어나거나 남다른 재치로 캐릭터를 연기하는 성우들을 보면 ‘목소리가 전부는 아니다’를 느껴요. 목 관리도 중요하죠. 매주 온갖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다 보니 일주일 만에 만나는 캐릭터는 목소리와 연기 콘셉트가 헷갈리기도 해요. 얘랑 쟤랑 비슷해지거나 자아가 비슷해질 때도 있죠. 그래서 메모도 많이 해놓고, 따로 녹음을 해두죠. 가장 큰 문제는 과격한 캐릭터가 앞 녹음 일정에 있는데, 소리를 섬세하게 써야 하는 캐릭터가 그 뒤 일정으로 잡히면 목 상태가 말썽을 부릴 때가 있다는 거예요. 성우가 일정을 잡을 때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죠.

Q. 일상생활 목소리와 작품 속 목소리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도 궁금해요.
A. 다른 편이죠. 심지어 부모님도 작품 속의 제 목소리를 잘 못 찾으시죠. 저는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소화하는 편이다 보니 목에 무리가 갈 때는 한마디도 안 해요. 목이 스스로 쉬는 시간을 주는 거죠. 물도 많이 마시고, 겨울철에는 마스크를 꼭 쓰고 자고요. 노래방도 안 가고, 평소엔 작은 목소리로 대화합니다.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소리도 안 좋을 때가 많죠. 컨디션이 좋으면 목소리도 잘 나와요. 다이어트 하느라 힘이 많이 떨어졌을 때는 큰 소리 내기 힘들죠. 끝까지 밀고 나가는 뱃심과 소리의 중심이 사라진 느낌이랄까요. ‘나는 힘차게 한다고 하는데, 듣는 사람이 약하게 들려요’ 이런 느낌이죠.


시청자 대상 이벤트에 성우 지도 역할로 참여한 김채하 성우.

Q. 성우가 꿈인 친구들에게 조언하신다면.
A. 가장 필요한 건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이죠. 내가 연기할 캐릭터가 왜 그렇게 기뻐하고 슬퍼하는지를 이해해야 하고, 공감해야 하니까요. 내 캐릭터를 괴롭히는 악당에게도 ‘왜 저렇게 나쁜 마음을 가지게 됐는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내 캐릭터가 그 악당에게 하는 말들이 ‘진짜’가 되니까요. 성우가 되고 싶은 분들은 캐릭터의 목소리뿐 아니라, 캐릭터의 마음을 이해해보는 연습을 하길 바라요. 단순히 목소리만 입히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감정을 이해하고 상황을 그려낼 수 있다면 좋겠죠. 또, 학생이라면 지금은 공부를 열심히 하시길 바라요. 뭔가를 제대로 해낸 기억은 성우 준비에도 분명 도움될 겁니다.

학생기자 취재후기
김보빈(인천 용현여중 2) 학생모델
취재를 통해 성우 직업에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어요. 성우가 되고, 만화 캐릭터들의 목소리가 되는 과정들을 듣고 나니 힘들지만 보람찬 직업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직접 눈 앞에서 여러 가지 인격으로 변신하는 성우님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

권윤경(서울 세화여중 1) 학생기자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내거나 따라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잖아요. 김채하 성우는 여러 가지 역할을 소화하셨더라고요. 부단한 노력을 하셨을 테죠. 질문지 일부를 작성하다 보니 저도 본격적으로 성우에 도전하고 싶어졌습니다.


평소 집에서 블루투스 마이크로 목소리 변조 놀이를 즐긴다는 권윤경 학생기자.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보빈(인천 용현여중 2) 학생모델, 서면취재=권윤경(서울 세화여중 1) 학생기자

로우틴을 위한 신문 ‘소년중앙 weekly’
구독신청 02-2108-3441
소년중앙 PDF 보기 goo.gl/I2HLMq
온라인 소년중앙 sojoong.joins.com
소년중앙 유튜브 채널 goo.gl/wIQcM4


오늘의 핫이슈

Branded Content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