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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교육부”…교사 겨냥한 학생 미투 봇물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1 19:29

9월 들어 전국 19개 학교에서 ‘스쿨 미투’
11일 청와대 청원서 관련 부처 관심 촉구
SNS·자기표현·성평등교육·포스트잇이 촉발
일부 스쿨 미투 학교 제보자 색출 나서기도
여성단체 “피해 학생 말 신뢰하고 들어줘야”
부분으로 전체를 매도


[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스쿨 미투']

‘정부와 청소년 관련 세 부처는 학생들의 SOS에 응답하라’.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교내 성희롱·성차별 실태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12일 오전 10시 현재 15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에 따르면 올 9월 들어 전국 19개 중·고교에서 ‘스쿨 미투’ 운동이 벌어졌다. 서울·부산·경기·충북이 각각 3곳, 대구·인천이 각각 2곳, 충남·경남·대전이 각각 1곳이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원자는 “청소년 교육과 복지 근거법을 가진 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교육부는 청소년들의 불타는 용기를 지지하라”며 ▶교육자의 성범죄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모든 교육자의 성 평등 강의 의무 이수제 ▶스쿨 미투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와 교육 관련 재취업 금지, 교원 자격 영구 박탈 ▶교육부의 정기 전체 사립·공립학교 동시 성범죄 감사 ▶경찰의 스쿨 미투 공식 수사 등을 요구했다.

또 “19개 학교 외에도 수많은 학교가 SNS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학교 측의 압박 혹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 수면 밑으로 사라져 갔다”며 “이제 막 불씨가 당겨진 스쿨 미투를 외면하지 말고 여성 청소년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에 언급된 학교를 포함한 여러 중·고교가 SNS와 오프라인에서 스쿨 미투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 광진구의 A 중학교 곳곳에는 교사의 성희롱·성차별 내용을 폭로하고 스쿨 미투를 응원하는 접착식 메모지 ‘포스트잇’이 붙었다. “여자 학생은 무조건 소녀다워야 합니까”,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다. 대구의 B 여고에서는 교사들이 “여자가 야하게 입고 다니면 남자들은 성욕을 참을 수 없다”, “공부하지 말고 시집갈 준비나 해라” 등의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주로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SNS의 익명 계정에서 각 학교의 스쿨 미투 상황이 실시간으로 퍼지고 있다.

서울 광진구 A 중학교에 붙은 스쿨 미투 포스트잇.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SNS 발달뿐 아니라 자기표현, 성 평등 교육, 포스트잇 문화가 스쿨 미투 확산에 불을 붙였다고 분석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요즘 학생들은 성 평등 교육을 받고 자라 성추행 인지 능력이 과거보다 발달했다”며 “또 자신을 표현하고 주장하는 능력과 잘못된 관행, 부조리에 대항할 수 있는 인권 감수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느 한 곳에서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연쇄적으로 퍼지고 있다”며 “함께 표출하는 과정에서 치유가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쿨 미투가 나온 학교 측은 다양한 방안으로 대응하고 있다. 교사들에게 학생 180여 명이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된 광주 C 여고는 지난 8월 의혹을 받는 교사 16명을 직위 해제했다. 현재 경찰 수사 중이다. A 중학교 역시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학교 외벽 창문에 ‘ME TOO’ 모양으로 포스트잇을 붙여 눈길을 끈 서울 용화여고는 지난달 22일 성폭력 연루 교사 18명을 징계했다. 일부 학교는 제보 학생을 색출·징계하거나 가해 교사와 피해 학생을 강제로 대면시키려 해 대구에서는 지난 3일 시민단체가 시 교육청 앞에서 스쿨 미투 2차 가해 방지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만든 ‘미투(#Metoo)’ 문구를 만들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최 대표는 “피해 학생의 말을 신뢰하고 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며 학생과 교사 간 폭력 역시 학생들 간 사건처럼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어 매뉴얼대로 조사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교대·사범대의 성 평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번 기회에 학교에서 오랫동안 묵인돼 온 권위적이고 여성 차별적 문화를 바꿔야겠지만, 부분을 두고 전체를 매도하거나 특정인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스쿨 미투를 이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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