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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신도가 본 이민교회와 이민교회 목회자 상①

1960년대 이민교회는 유학생과 전문인 친교중심의 모임이었다.

필자는 1968년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대학원에서 유학하면서 오기항목사님이 담임하는 필라델피아한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1세대 이민교회는 유학생들과 의료관계 전문인들로 구성되었으며 신앙중심보다는 사교중심이 더 강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예배 후 친교활동이 아주 중요한 교회생활을 차지했다. 사모님은 예배 뒤 교인들의 점심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담임목사님이 지도하는 성경공부 시간은 교인들에게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목사님 내외분은 교인들을 영적으로 섬기려고 노력했으나 결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으리라. 그러나 이 시기에 목회를 감당했던 목사님들의 헌신과 공헌은 이민교회 역사에 크게 기억되리라고 믿는다. 교회는 이국 땅에서 유학생들과 전문인들이 겪는 외로움, 좌절감 등을 해소시켜주는 장소일 뿐 아니라 서로의 관계를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신앙생활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길잡이를 했기 때문이다.

나는 1970년 피츠버그대학원으로 학교를 옮겨 피츠버그한인교회에서 교회생활을 했다. 안식년 중이신 최찬영목사님(미국 성서공회 파송 태국 선교사)과 반공포로출신 현순호목사님이 담임을 맡으셨다. 필라델피아 경우 처럼 대부분의 교인들은 유학생들이었다. 나는 현 목사님이 유학생 가정을 일일히 심방하시며 함께 기도드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현 목사님의 가정심방은 많은 유학생들에게 영적 용기를 주었다. 현목사님은 6.25전쟁 때 거제도포로수용소에서 미국 선교사 옥호열 목사님의 전도로 예수를 영접하고 신학교를 마친 뒤 목회자가 되었다. 내가 1963년 신문기자로 거제도포로수용소 포로생활을 연재했을 때 많은 자료를 제공해준 분이다.



1970년대 이민교회는 이민생활 안내중심의 모임이었다.

피츠버그대에서 공부를 마친 나는 1971년 메릴랜드대학에 취직이 돼 볼티모어로 이사했다. 1970년대 초반부터 한국인들에게 취업이민 문호가 트이면서 1세대 이민교회들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세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필유일 목사님이 담임하시는 볼티모어한인연합교회에서 교회생활을 시작했다. 교인들은 유학생, 전문인, 이민인 등 세가지 부류로 나눠졌다. 해가 바뀌면서 교인분포는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이민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기 시작했다. 1세대 이민의 자녀들인 1.5세대가 1세대 부모를 따라 이민을 같이 왔으며 1세대 교회 영어권 주일학교에서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를 했다. 1.5세대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이수 중이거나 마친 자녀들로 한국말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층과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한국말을 미쳐 배울 기회가 없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온 층으로 구분될 수 있다. 대부분의 1.5세는 미국 학교를 가고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는 동안 그나마 조금 알고있던 한국말을 거의 잊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미국화되기 시작했다. 언어는 말할 것도 없고 사고방식과 행동도 미국화 돼 1세대 부모와 갈등을 갖기 시작한다. 즉 세대간의 문화충돌이다. 1.5세대는 잠재적인 한국문화를 갖고있는 미국사람이 되어버린다.

이 시기의 목회자들의 역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영적생활과 이민생활 안내다. 둘 가운데 많은 경우 후자가 비중을 더 차지했다. 필목사님은 공항에 도착한 이민가족을 픽업하는 일, 아파트를 구해주는 일, 직장에서 통역을 하는 일, 운전면허 취득 안내 일, 이민국 통역 일, 관공서에서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는 일, 이런 이민생활 안내역활로 인해 거의 매일 동분서주하셨다. 나는 가끔 필목사님과 함께 이민생활 안내역을 감당하기도 했다.

허종욱/버지니아워싱턴대 교수·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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