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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한인이민교회의 역사(18)

벧엘교회 4대 이순근 목사와 교인들이 함게 이룬 ‘벧엘 3세대’ 문화의 특징은 여라가지가 있다.
이런 특징들은 보는 시각과 견해에 따라 여러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새롭고 신선하고 괄목할만한 점은 무엇보다 이목사의 설교 내용과 스타일이라는데 대부분의 교인들이 동의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반적인 생각은 과거 3명의 담임목사 설교와 비교해서 얻은 추론이 아니라 이 목사의 설교 자체를 분석해서 얻은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 평교인이 담임목사의 설교를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평가는 잘못하면 교인들의 개관적인 면보다는 평가자의 주관적인 면에 치우 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나는 지금까지 써 온 글에서 전임 담임목들의 목회 스타일을 논의하면서 설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설교가 목회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활을 감당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알고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벧엘교회를 거쳐간 한 담임목사와 설교에 대해 나눈 이야기가 새삼 기억이 난다. 그분은 설교의 어려움을 이렇게 실토했다. “나는 교회 설교와 대학 강의를 가끔 비교해 봅니다. 전자가 후자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을 목회 경험을 쌓아가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낍니다. 교실의 학생들은 학기마다 바뀝니다. 그 바뀐 학생들에게 전학기에 강의했던 과목을 거의 같은 내용과 방법으로 강의해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강의를 듣기 때문에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교인들의 경우는 다릅니다. 여러 주일이 지나고 여러 달이 지나도 같은 교인들이 설교를 듣습니다. 그리고 설교를 듣는 교인들의 수준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교실 강의보다 더 큰 부담을 갖습니다. 각 교인들의 수준에 마추어 설교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그래서 대학강의는 사람이 해도 교회 설교는 성령님의 도움으로 한다고 믿습니다.



이순근 목사의 설교를 나름대로 돌이켜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을 언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첫째, 이목사의 설교는 모든 교인들이 알아듣고 이해하기 쉽다. 그의 설교 언어는 신학적이고 전문적인 면보다는 거의 일상 생활적이다. 그래서 교인들은 설교와 공감을 쉽게 할 수 있다. 설교자의 입장에서는 쉬운 설교가 어려운 설교보다 훨씬 힘들다고 생각한다. 교인들간의 배경, 수준, 계층, 그리고 이민기간 등이 크게 다를수록 쉬운 설교는 더욱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설교자는 설교를 준비할 때 교인 전체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와 갈망을 이해하면서 특별한 사정에 처해있는 개 교인의 입장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목사의 설교가 쉽다는 의미는 설교의 내용이 어느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공감을 주면서 영적인 도전을 안겨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이 목사는 설교가 지향하고자 하는 목적을 평범하고 일상적이라고 생각되는 예화들을 통해 달성하려고 애를 썼다고 생각한다. 유명하고 역사적인 위인이나 영웅들의 사례를 통한 예화보다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 할수있는 이야기들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교인들 각자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피부에 와 닫는다고 생각한다.
그의 예화들은 긍정적이고 고무적이다. 부정적이거나 실망적인 예화는 거의 찾아 볼수가 없다.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설교와 예화가 잘 어울릴 때 그 설교는 교인들의 가슴 깊이 남아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그의 설교는 ‘듣게하는 설교’라기보다는 ‘들려지는 설교’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이목사의 설교는 스토리 텔링적이고 네레티브적이며 교감적이다. 그의 설교는 흘러가는 설교다. 그의 설교는 교인들과 교감하는 설교다. 그의 설교는 하나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 연결의 고리를 통해서 전달하고져 하는 메시지가 분명해진다. 교인들의 삶과 문제와 경험을 다루어 설교가 듣는 교인들 각자의 이야기로 체험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리하여 설교자가 아닌 설교를 듣는 교인들이 설교에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으로 동참하게 함으로서 설교의 결론을 낼수있도록 인도한다.


허종욱 / 버지니아워싱턴대 교수, 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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