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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진정한 영웅

박재욱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법사
박재욱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법사

[LA중앙일보] 발행 2018/07/24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2018/07/23 19:32

"그의 야망은 끝이 없었고 그의 대군은 아시아를 건너 유럽까지 그들의 광기를 발산시켰다. 그는 칭기즈칸이었다. 칭기즈칸은 그 생애 자체가 전설이다. 몽골의 전사들에게 그는 영웅이었고 적에게는 '지옥의 말 탄 기사' 바로 '지옥의 사자'였다."

영국 BBC에서 방영(2005년)되어 대단한 호평과 찬사를 받았던, 다큐드라마 '칭기즈칸-위대한 리더십'은 그렇게 말머리를 세우며 시작한다.

앞서 발행(1997년)된 뉴욕타임스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불세출의 영웅으로 몽골제국(13c께)의 태조인 칭기즈칸을 꼽은 바 있다.

살아 생전 그의 말들이 거센 갈기를 휘날리며 전력 질주하는 속도로, 광활한 대륙을 점령해나갔다는 땅의 넓이는, 로마제국 영토의 4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세계 제패라는 웅혼한 꿈을 지녔던 그는 불퇴전의 기백과 불굴의 의지로, 황량한 평원을 달리고 아스라이 불타는 지평선을 넘고, 또 넘어 그 꿈을 실현시킨다. 인류사에 유례 없는 대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달린 끝에 그 꿈을 이루었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마라. 나는 뺨에 화살을, 가슴에 화살을 맞고도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친 적도 있었다. 적에게 포위되어 빗발치는 화살을 칼로 쳐내며, 어떤 것은 미처 막지 못해 부하들이 대신 몸으로 맞으면서 탈출한 적도 있었다. 나는 전쟁을 할 때면 언제나 죽음을 무릅쓰고 싸웠고, 그래서 마지막에는 반드시 이겼다."

그는 치열한 삶 속에서 힘센 씨름꾼을, 들판의 사자를 이기는 것보다 더 힘겨웠던 일은 솟구치는 분노와 증오심을 삭이며, 참고 견디는 일이었다고도 했다.

"극도의 절망감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아는가. 나는 사랑하는 아내가 납치되었을 때도, 그래서 아내가 남의 자식을 낳았을 때도 눈을 감지 않았다. 숨죽이는 분노가 더 무섭다는 것을 적들은 알지 못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처절한 자기절제와 극기, 그리고 빛나는 지혜로 칭기즈칸은 비로소 칭기즈칸이 된다.

"나는 죽기도 전에 먼저 죽는 사람을 경멸했다. 숨을 쉴 수 있는 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알고 보니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 자신을 극복하자 나는 칭기즈칸('하늘의 아들')이 되었다."

그러나 '인격의 완성'이라는 불교궁극의 관점에서는 칭기즈칸의 영웅적 자기극복의 배경에 똬리를 틀고 있는, 세계 제패라는 야욕과 불타는 적개심, 가공할 폭력성과 살의 등 번뇌마(煩惱魔)의 잠세력까지 장애가 된다.

붓다께서는 세상에 인간이 정복해야할 대상이 있다면,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란 삼독(三毒)의 덩어리인 '자기' 뿐임을 이렇게 천명하셨다.

"살육의 현장에서 백만 대군을 이기는 것보다 자기 하나를 이기는 자가 진정한 영웅이다. 자신을 억제하고 항상 절제하는 사람을 신도 마왕도 이런 자를, 이런 자의 승리만은 꺾을 수 없다."(법구경 중에서)

musagu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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