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Rain
57.1°

2018.11.22(THU)

Follow Us

"한국 동계 스포츠 발전상 놀라워" 1956년 이탈리아 겨울올림픽 출전 김종순씨

[LA중앙일보] 발행 2018/02/13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18/02/12 21:40

18살 북한 빙상 국가대표
한국전쟁 이후 남한 선수로
'시설좋은 얼음판' 적응 못해

1956년 이탈리아 겨울올림픽에 출전했던 김종순(87) 전 국가대표가 그때 그 시절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1956년 이탈리아 겨울올림픽에 출전했던 김종순(87) 전 국가대표가 그때 그 시절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김종순 전 국가대표가 올림픽 기념 메달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순 전 국가대표가 올림픽 기념 메달을 보여주고 있다.

1956년 1월 이탈리아 북동쪽의 휴양도시 코르티나담페초. 7회 겨울올림픽을 며칠 앞두고 대한민국 선수단이 유럽 땅을 밟았다. 김정연 단장과 장협 감독을 필두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장영과 조윤식 김종순 편창남 선수 등이 왼쪽 가슴에 태극기를 달았다. 당시 장거리 빙상스타였던 김종순(87) 선수를 LA다운타운에 위치한 그의 집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추억의 흑백사진을 펼쳐보이며 "그때는 내가 김연아였다"고 말했다.

평양 출신인 김종순 선생은 10대 때부터 북한에서 장거리 스피드 스케이팅 1인자였다.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5000미터와 1만 미터에서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18살 때인 1948년 북한 국가대표로 선발돼 러시아 연방 국가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국전쟁이 터졌고 1951년 1.4 후퇴 때 한국으로 넘어왔다. 그 뒤 국군에 입대한 뒤 체육선수로 선발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됐다.

"당시 6사단에 근무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번은 사단장이 부르는 거예요. 군기가 엄격해 총살도 비일비재했던 때라 혹시나 내가 잘못한 것이 있었나 걱정했죠. 그런데 저보고 스케이트 선수로 뛰라고 명령했죠."

그는 50~60년대 한국 빙상계는 북한 출신 선수들이 주축이었다고 말한다. 북한이 경제도 발전돼 있고 전국 각도에 스포츠도 발달해 있어 선수 저변이 한국보다 탄탄했다는 것이다. 1956년 이탈리아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그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국가선수로 선발됐다.

"당시 스포츠는 군대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었어요. 당시 대학 팀도 있었지만 실력 차가 매우 컸죠."

국가대표로 뽑힌 뒤 서울 등지 호수와 강에서 훈련을 했다. 하지만 실제 참가 여부는 불확실했다고 한다. 한국 빙상연맹에 돈이 없어 기부금이 없으면 국제대회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회 막판에 기부금이 모여 겨우 출전했다.

"선수복은 있었지만 겨울 점퍼가 허술했어요. 그래서 비행기 경유지인 일본 동경에 도착해 새로 점퍼를 사서 직접 태극마크를 달았죠. 또 그때 처음 일본에서 실내 빙상장을 봤어요. 충격이었죠."

김종순 전 선수와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승만 전 대통령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종순 전 선수와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승만 전 대통령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당시 1만 미터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우승자 기록이 16분 30초대. 김종순씨는 17분 30초대였다. 컨디션만 좋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만했다. 하지만 문제는 얼음이었다.

국가대표팀은 이탈리아에 도착하자마자 한 대회에 초청을 받았다. 전쟁을 막 끝낸 국가 선수들을 환영하며 특별 선수로 뛰게 했다. 김 선수는 출전하기 싫었지만 군 간부의 명령을 받고 스케이트로 갈아신었다. 하지만 얼음이 매우 달랐다. 자연 호수에 최첨단 시설로 관리한 얼음판은 마치 유리알 같았다. 초청 경기 중 기권하고 싶었다. 아무리 달려도 한 바퀴 이상 차이가 났다.

"한국에서는 거친 얼음을 차고 나가야하지만 거기서는 밀고 나가야 했어요. 아무리 해도 폼이 안 살아났죠. 우리는 20마일 속도라면 그곳은 40-50마일 속도로 달려야 하는 것 같았죠."

무리한 훈련으로 그는 대회 전 근육성 류머티즘에 걸렸고 올림픽에서는 30위권에 머물렀다. 부상으로 다음해 은퇴해야 했다. 그 뒤 그는 국방부 보건체육과로 발탁돼 체육행사 담당관으로 일했다. 빙상연맹에서 1961년부터 1973년까지 10년 넘게 빙상연맹에서 총무이사와 경기이사를 했다. 스포츠계에서 은퇴한 뒤 92년 자식들이 있는 LA로 이주했다.

"마라톤의 손기정이 있다면 빙상계에는 김정연 선수가 있어요. 조선인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때 일본 국기를 달고 1936년 독일 겨울 올림픽에 출전해 좋은 기록을 세웠죠. 그만큼 빙상은 뿌리가 깊습니다. 일본에 뒤처져 있던 빙상이 이제 세계 수준에 올라 평창 올림픽을 보며 감격스럽습니다."

오늘의 핫이슈

Branded Content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