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수고의 땀은 아름답습니다"
방동섭 목사/미주성산교회
그런데 어느 날 그 낱말 맞추는 게임에 '평생 연분'이라는 문제가 나왔다. 필자는 그 때 출연하신 할아버지가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까 궁금했다. 할아버지는 자신 있다는 듯이 "당신하고 나 사이는 어떤 사이?"라고 물었다. 할아버지는 그 할머니가 당연히 자신의 말을 잘 알아듣고 '천생연분!'이라고 답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만 '웬수!'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할아버지는 얼른 "답이 두 글자가 아니고 네 글자야!" 하니까 이번에는 할머니가 '평생 웬수!'라고 대답하였다. 그 방송을 본 전 국민이 그 날 밤 모두 한바탕 웃었다. 할머니에게는 늘 고생만 시키고 자신을 부려먹은 할아버지가 마치 '평생 웬수' 같이 느껴진 모양이다.
우리는 때로 가까이에서 친절하게 대해주는 가족이나 이웃에 대해 전혀 고마움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이민 사회에서 대부분 부부가 함께 일하는데 하루 종일 일하고 들어온 아내가 집안일 하고 식사까지 준비할 때 남편들은 그 고마움을 잘 몰라줄 때가 있다. 피곤에 지친 아내들이 정성껏 식사를 준비해서 대접하여도 식구들은 언제나 반찬 타령만 한다. 또한 자녀들은 부모들이 아무리 희생하여도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자녀들은 그에 대해 전혀 고마움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교회 안에도 늘 수고하며 봉사하는 분들이 있다. 누군가를 대접하기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봉사위원도 있고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자원하여 봉사하는 사람도 있고 주차위원으로 뜨거운 햇볕과 싸우며 차량을 안내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봉사자들의 수고를 당연하게 생각할 때가 많다. 비록 그들이 칭찬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볼 때 따뜻한 말로 격려해야 한다. 그저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사람들은 일주일 동안 누군가 교회를 위해 수고의 땀을 흘린다는 것을 잘 모를 때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화장실을 청소하며 어떤 사람들은 교인들이 어지럽게 해놓고 가버린 모든 것을 정돈한다.
따라서 우리가 매주 편안하게 예배드릴 수 있는 것도 당연한 것은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못했는데 누군가 이 예배를 위해 수고했구나!" 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배를 드린다면 그 예배는 더욱 귀하고 아름다울 것이다. 모든 아름다운 일에는 수고의 땀을 흘린 분들이 반드시 있다. 가정의 달 5월에는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고마움을 깊이 느끼는 축복의 계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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