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우디 2-0 승리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B조 3차전]한국 대 사우디 2-0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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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전 역사가 되풀이되면 안 된다. 한국 축구(FIFA 랭킹 53위)가 사우디(52위)를 마지막으로 이긴 건 19년 전인 198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이었다. 적지인 중동에서 사우디와 만나면 한국은 힘을 쓰지 못했다.
사우디 원정에서 한국이 이긴 건 28년 전인 1980년 친선경기가 유일하다.
역대 전적(3승6무5패)도 FIFA 랭킹도 한국이 열세다. 고비마다 한국에 굴욕을 안겨준 사우디를 상대로 한국 축구가 다시 시험대에 선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B조 3차전이 19일 오전 8시35분(LA시간.위성채널 SBS중계) 리야드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이곳 기온은 20도 안팎. 더위는 핑계가 될 수 없다.
◆초반 실점 주의해야=3년 전 2005년 3월 열린 독일월드컵 최종 예선 사우디 원정에서 한국은 0-2로 패했다. 직전 열린 쿠웨이트와의 평가전 승리(2-0)에 도취된 탓인지 한국은 경기 초반 쉽게 실점했다. 후반엔 잘 쓰지 않던 4-3-3 전술로 바꿨다가 오히려 추가 실점의 빌미까지 줬다. 상대 개인기에 농락당하며 중앙수비수가 파울을 했고 페널티킥을 내줬다. 사우디전은 대개 이런 식이었다.
박지성.이영표.이운재 등 고참 3인방은 그때 패배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주장 박지성은 "사우디는 예나 지금이나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고 경계하고 있다. 신예 나예프 하자지(20.알이티하드)를 앞세운 사우디의 공격을 막아야 하는 이영표 역시 "지혜로운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격 가담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이길 것인가 비길 것인가=허정무 감독은 "이기는 게 목표다. 19년 징크스라고 하지만 경기 수가 많았던 것은 아니다"라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하지만 "비기는 것도 실패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2000년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사우디에 패한 뒤 사령탑에서 물러난 경험이 있다. 신중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정성훈.이근호가 투톱을 이루는 등 선수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박지성 역시 이번에도 왼쪽 미드필더로 나서 반대편의 이청용과 함께 측면을 공략한다. B조에서는 한국.사우디.이란이 나란히 1승1무로 선두를 다투고 있다. 승리하면 남아공으로 가는 길이 훨씬 여유로워진다.
한편 대표팀은 18일 리야드 외곽의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최종 훈련을 했다. 이날 훈련에는 전날 대표팀에 막차로 합류한 박주영(AS모나코)과 오범석(사마라)을 포함해 태극전사 24명이 전원 참가했다.
허정무 감독은 15분만 훈련을 공개하고 나서 나머지는 비공개로 진행할 만큼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허 감독은 베스트 11의 윤곽을 그린 가운데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정우 대신 조원희를 투입할지와 투톱 이근호-정성훈 콤비에 '특급 조커' 박주영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를 놓고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다.
허 감독은 "7만 관중이 다 찬다고 생각하고 우리들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 박지성과 이운재 이영표 같은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잘 이끌어 줄 것이다"고 말했다.
리야드=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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