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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 견성오도, 쉽다

선정스님/미주금강선원 주지

우리가 견성오도라 하면 먼저 나와는 성관이 없는 저만치 있는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고 그것은 감히 스님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실은 견성오도는 그러치만은 않아서 우리가 깨우치고자 하는 대상인 불성은 우리 인간이나 누구에게나 똑같이 지니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나 용수보살님이나 원효대사나 서산대사나 진묵대사나 대통령이나 노숙자나 모두 같은 부처님 성품과 그 성품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견성오도의 길은 대단히 어려운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가장 쉬운 길이기도 하다. 견성오도라는 말 가운데 성품이라고 하는 것은 쉽게 비유를 들어서 표현하면 도토리와 참나무는 같은 성품이라는 것이다.

도토리는 비록 작은 열매이지만 커다란 참나무의 성품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산중에서 몇 백 년을 살아온 아름드리 참나무나 손톱만한 도토리 열매나 같은 성품으로 그 열매로 인해 큰 나무가 되었고 나무의 열매가 도토리이듯이 서로 다르지 않는 성품을 갖고 있는 것이다.

불성은 부처의 성품인 것이다. 우리들 또한 부처님과 다름없는 성품을 우리 안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도토리와 큰 참나무가 한 성품이듯이 부처와 우리 또한 같은 성품일 뿐인 것이다. 어느 도반은 불성이 무엇인가 알아보기 위해 사전을 보고 많은 서적을 뒤졌지만 도저히 모르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견성오도란 성품으로 보아서 도를 깨닫는다(깨친다)로 해석이 되지만 본래 나에게 있는 근본자리인 부처를 보는 것이다. 우리가 부처와 다르게 범부 중생으로 불리는 것은 근본성품인 불성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내 안에 있는 부처를 보려고 하는 일은 많은 수행이 따라야 하고 또 수 만생을 수행하고도 이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반면에 '마음' 한 번 비우고 억겁전생의 습을 단번에 녹여버리면 앞이 훤하게 보이고 활연 대오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도인이 말씀하시기를 견성오도를 하기는 세면하다가 코를 만지는 것보다 쉽다고 한 것도 이를 두고 한 말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상생활을 해 나가면서 도를 깨우친다는 것은 무조건 어려운 일이고 우리에게는 감히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우리가 마음 한번 잘 정리해나가면 우리의 마음 속에 근본자리인 불성이 있고 참 나가 존재하고 더 나아가 나와 남이 둘이 아닌 우주 만물이 모두 한 생명체인 불성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물론 견성과 함께 도를 이루는 견성오도에는 사선근을 닦고 10지나 18지등에 오르는 여러 수행의 단계가 있지만 이런 이치를 너무 유식론적으로 풀어가다 보면 번쇄하기도 하거니와 문자에 걸려서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런 단계나 이치를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견성오도를 이룬 후에도 끊임없는 수행과 정진을 통해 빈틈없는 도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도라고 함은 본래 말로서 전할 수도 없고 말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공부가 익어지면 자연히 터지게 되므로 재가나 출가불자를 가리지 않고 현재 처한 위치에서 변함없고 쉬임없는 정진이 필요한 것이다.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하던 그저 묵묵히 정진해야 한다. 끊임없는 정진만이 습을 녹이는 유일한 길이다.

마지막으로 성탄절을 맞아 아기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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