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의 향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전달수 신부/성마리아 엘리자벳 성당
성 아우구스띠노는 "신국론"에서 평화를 "질서의 고요함"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고요한 질서는 시끄럽거나 소란하지 않고 무기를 든 군인들의 함성이 들리지 않는 평화로운 상태를 말합니다.
그는 이승의 삶을 하직하기 전에 멀리서 들려오는 야만족들의 함성을 들었습니다. 그 함성은 로마제국의 질서를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었습니다.
예언자 이사야는 전쟁이 없는 이상적인 사회가 도래하면 영원한 평화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환시를 보았습니다: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이사 24)는 그때는 성서적으로 보아 메시아의 왕국이 완전히 이루어지는 날일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할 만큼 온 세상이 전쟁으로 얼룩지고 상처 받아 왔습니다.
세계 제1차.2차 전쟁은 말할 필요도 없고 우리나라가 짓밟힌 임진왜란 동족상잔의 6.25 전쟁 월남전 중동전 요 며칠 전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해 수백명이 죽고 난민들이 이집트로 향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있습니다.
미움은 미움을 낳고 전쟁은 전쟁을 일으킵니다. 전쟁이 해롭다는 것을 절감한 사람들은 모두 평화를 부르짖습니다. 그 좋은 예를 우리는 유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유럽 사람들은 수 천년 동안 전쟁을 해왔습니다.
적어도 역사적인 기록을 보면 2천년 이상은 전쟁을 했습니다.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수없이 많은 전쟁을 한 결과를 놓고 그들은 조용히 성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유럽 공동체(european community)를 결성했습니다. 그리하여 제일 먼저 화폐를 하나로 통일하였습니다.
그것이 유로화입니다. 그리고 유럽 국회를 만들었고 이제는 유럽 헌법을 만들어 유럽을 하나의 국가로 만들려고 하며 현재 있는 기존 국가들은 미국처럼 하나의 주(state)가 되는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2천년동안 전쟁을 하면서 피해를 본 그들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큰 일을 해 낸 것입니다.
물론 그 저변에는 그리스도교 문화권 이라는 공통분모가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국가와 종족의 분쟁이 심한 아시아와 아프리카도 이런 모범을 배우면 좋으리라 봅니다. 그리고는 점차적으로 전 세계가 아니 지구촌이라고 하는 이 세계가 스스로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전쟁을 하지 않고 평화 건설을 위한 지구촌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는 하나의 이상입니다. 그 이상이 실현되도록 우리는 다방면으로 노력하면서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한 해를 시작하면서 가정의 평화 나라의 평화를 기원하며 더 나아가서는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우리나라가 하루빨리 평화통일을 이루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으로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유엔의 입장에서 보면 독립된 두 국가이나 민족적 차원에서 본다면 하나의 나라입니다. 그것이 두 동강이 난 이후 갈등을 겪어온지도 어언 60년이 지났습니다.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그 평화스러운 날이 하루 빨리 도래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고 평화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간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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