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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마틴 루터 킹

전달수 신부/성마리아 엘리자벳 성당

최근 CNN의 '마틴 루터 킹의 암살'(The King Assassination)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목격 증인들을 중심으로 엮여진 비사를 잘 보았다. 흑인 대통령의 출현으로 미국 내 흑인들의 활동이 조용히 확대되고 있음을 여러 측면에서 감지할 수 있는데. 이번 방영도 그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이 나라의 법정 공휴일 중 매년 1월 셋째 월요일은 마르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를 기리는 날이다. 1983년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마르틴 루터 킹의 날로 제정되었고 18년 동안 50개 주에서 국경일 수요 여부에 대해 논란을 거듭해 오다가 2002년이 되어서야 모두 수용하였다.

그의 이름을 딴 거리만도 미국에서 730개나 된다고 하니 대단히 유명한 인물임엔 틀림없다. 그는 비폭력 민권 운동가였다. 많은 연설 중 "나는 하나의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연설을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비단 나만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너무나 훌륭한 연설이라 이 나라에서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Gettysburg Address)에 버금간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성경적이며 당하고 당한 흑인들의 애환과 분노 그리고 염원이 담겨있어 인권이 무엇이라는 것을 논하는 사람들이나 어떤 모양으로든지 차별대우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연설문이라 뭇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왔다.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 나라가 언젠가는 깨어 일어나 진정한 의미의 건국! 이념 즉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자명한 진리대로 살아갈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옛 노예와 주인의 아들들이 함께 형제의 식탁에 앉게 되리라는 꿈이 있습니다…언젠가는 불평등과 압제의 열기로 시들어가는 미시시피주까지도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로 변모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언젠가 나의 네 어린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그들의 인격에 의해 인정받는 그런 나라에 살게 될 날이 오리라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1963년 8월 26일 워싱턴 디씨 링컨 기념관 앞에서 25만명이나 되는 청중의 심금을 울린 연설이다. 그 자리에는 사방에서 몰려든 흑인들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의 유명세에 걸맞게 백인들도 다수 모였다.

그는 흉탄에 쓰러지기 바로 전 날 멤피스의 메이슨 교회에서 또 하나의 유명한 연설을 하여 청중을 울렸다. 그 제목은 '나는 산상에 올랐습니다.'(I've been to the Mountaintop)였다. 이는 마치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그의 마지막 연설이 되었다. "이제 정작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문제가 안 됩니다.

나도 오래 살고 싶습니다. 오래 산다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에 관심을 둘 수 없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를 원할 뿐입니다.

하느님은 저에게 산상에 오르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그 위에서 나는 아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거기에 펼쳐진 약속의 땅을 나는 보았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연설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백인들의 협박이 수시로 그를 괴롭히고 있었으니 인간으로서 두려움이 없었을까마는 그래도 자기의 뜻보다는 하늘의 뜻에 순종하기를 원한 그의 강한 신념은 죽음의 공포까지도 극복할 수 있게 했다. 그는 30대 중반 젊은 나이에 총탄에 맞아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 24)라는 성경말씀 그대로 그의 희생적인 죽음으로 인해 이 나라는 흑인들이 인간 대접 받는 세상으로 바뀌어지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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