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샘] 토끼만 있는 부활절
정기정 전도사/하늘연교회
몇 백년전 독일의 한 과부가 부활절에 자녀들과 동네 아이들에게 줄 선물이 없어 고민하다가 달걀을 예쁘게 색칠해서 밭 곳곳의 건초 아래 숨겨놓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모아 에그 헌팅(Egg Hunting) 보물찾기를 하게 했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어떤 건초를 들추니 거기서 토끼가 뛰어나왔습니다. 그 아래에 예쁜 달걀이 보이자 순진한 이 아이는 토끼가 달걀을 낳았다고 믿었습니다. 바로 이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부활절의 아이콘이 토끼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세상은 놀라우리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한 가치를 눈에 보이는 것들로 바꿔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성경에서도 이 세상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현장이라고 말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을 떠나 광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계속해서 그들은 하나님을 눈에 보이는 우상으로 만들고 싶어했고 하나님은 그 근성을 버리고 오직 들려지는 말씀을 따르도록 훈련하셨습니다.
예수님도 동일한 광야에서 성령에 이끌려서 눈에 보이는 떡 사람들의 인기 천하 제국과 보이지 않는 하나님 사이에서 시험을 거치셨습니다.
사도바울이 하나님께 사용받기 위해서 거친 과정은 3일간의 암흑이었고 그는 눈을 감고 지내는 시간을 통해 완전히 다른 세계를 바라보는 시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강력하게 선포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영원하다."
이런 말씀의 본류를 묵상하다가 현대교회의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면 약간 다르다 못해 완전히 다른 것을 믿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현대교회는 주인되신 주님을 섬김보다 그리스도를 통한 성공과 병고침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신앙계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은 아직도 그리스도를 통한 성공과 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성령의 9가지 열매는 분명히 그리스도의 인격과 관련이 깊은데 눈에 보이는 은사 영원하지 못할 은사에 집착합니다.
'부흥'이라는 말은 한 사람의 내적인 변화가 아니라 자리수를 채우는 동원의 개념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진정한 예배와 나눔보다 마켓팅 방법과 같은 전도법들과 프로그램이 교회 스케줄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총동원 주일에 초청받고 다음 주에 잊혀진 존재가 될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세상 사람들조차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볍다'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하시는 한 분을 만났습니다. 너무나 열심히 사시기에 물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시려고 그렇게 돈을 열심히 버시나요?" "걱정없이 먹고 살고 남으면 교회 하나 짓고…." 제자도의 후안 카를로스 목사님은 분주한 우리에게 질문했습니다. "왜 그렇게 열심히 돈을 버나요?" "먹고 살아야지요." "왜 먹지요?" "그야 돈을 벌기 위해서지요." "그럼 돈을 왜 벌지요?" "먹고 살기 위해서지요…." 보이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삶의 연속일뿐입니다.
부활절만이 아니라 날마다 부활의 신앙으로 사는 우리가 붙잡는 것은 이 세상은 영원한 것이 아니며 우리 집이 아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크리스마스의 가치를 배불뚝이 산타로 대체해버린 이 세상이 부활절에도 다시 토끼 한 마리 마켓팅으로 보기좋게 영원의 가치를 퇴색시킴을 바라보며 눈에 보이는 전쟁보다도 더 치열한 영적 세계의 싸움을 바라봅니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